미니 스커트 열풍은 최근의 경제 상황과도 관련이 있을까.

여성들의 치마 길이와 경기의 상관관계에 대한 속설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가설은 '경기불황=미니 스커트 인기'라는 등식이다.

이 가설이 처음 나온 것은 영국에서 2차대전 당시 옷감 절약을 위해 여성들에게 치마를 짧게 해 입으라는 법령을 제정하면서 부터다.

경제학자들 중에는 여성들의 치마 길이와 경기의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위해 연구에 나선 이가 적지 않다.

1971년 미국의 경제학자 마브리(Mabry)는 경기 사이클과 미니 스커트의 유행주기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수석연구원도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오일쇼크 불황일 때 오히려 긴 치마가 유행하고,1980년대 '3저(低) 호황기'에 미니 스커트가 인기를 끄는 등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미니 스커트의 유행이 경기의 저점 통과 신호라고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D증권 소비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유흥업소에서 라이터를 나눠주면 경기가 꺾이기 시작하는 것으로,미니 스커트가 유행을 타는 것을 경기의 저점 통과로 보면 대부분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패션업계에선 여전히 이 가설을 생산 기획에 활용하고 있다.

여성들이 경기가 나빠지면 초라해 보이지 않기 위해 되도록 짧은 치마와 같은 도발적인 옷차림을 시도한다는 것.이진영 신원 '쿨하스' 디자인실장은 "하반기 경기 전망이 어두워 미니 스커트 기획량을 늘렸더니 매출이 크게 느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