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일부 혐의를 시인하는 등 진술태도를 바꾼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지난 6일 구속수감될 때까지도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이 전 행장이 조금씩 입을 열고 있어 정.관계 로비나 정부관계자들과의 공모 여부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이날 '이 전 행장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냐'는 질문에 "전면 부인이 아니고 일부 시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그러나 "이 전 행장이 구속영장에 기재된 세 가지 범죄혐의에 대해 자백한 것은 아니고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행장은 외환은행 부실자산에 대한 과대평가나 BIS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춰 론스타측에 유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배임' 혐의와 인테리어 공사 등을 실시하며 납품업자로부터 4억8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19억8000만원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를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채 기획관은 "유 대표의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법원이 또다시 구속영장을 기각하더라도 불구속 기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유 대표에 대해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추가해 네 번째 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