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통화에 대한 엔화 약세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 따르면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아시아 각국 통화에 대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교역 상대국 물가지수를 감안한 엔화 가치의 실질 실효 환율은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51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가 19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8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에 대해서도 각각 14년,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원화에 대해서는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도 외환위기 직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요 통화에 대해 엔화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 실효 환율'은 지난 10월 시점에서 100.3(1973년 3월 100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1985년 9월 달러 강세를 시정하기 위한 미국 일본 유럽 간 '플라자 합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의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게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제로 금리 정책을 해제했으나 정책 금리가 연 0.25%에 머무르는 등 주요 교역국에 비해 금리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엔화 약세 추세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으나 IT(정보기술) 제품 등에서 수출 경쟁을 벌이는 아시아 국가들의 불만도 강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수출 경쟁국들이 엔화 약세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