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 남아 100만 달러를 잡아라'

16일(한국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6천506야드)에서 개막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ADT챔피언십은 '로또 우승상금'에 '서바이벌 게임'으로 치러진다.

이 대회는 선수들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한 방식과 별난 상금 분배표로 화제를 불렀던 이벤트이다.

올해 성적에 따른 포인트 등으로 추려낸 32명의 출전 선수는 1, 2라운드 36홀 경기에서 16명만 3라운드에 진출한다.

3라운드에서 다시 절반인 8명을 탈락시키고 '최후의 8인'이 4라운드 18홀 성적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4라운드 진출자를 가릴 때 1, 2, 3라운드 성적을 모두 합산하기 때문에 1, 2라운드에서 살아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3일 동안 꾸준히 좋은 스코어를 내야 한다.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인 셈이다.

그렇지만 일단 8명으로 좁혀진 다음에는 앞서 3라운드까지 성적은 의미가 없어진다.

최종 라운드 순위는 오로지 당일 18홀 성적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총상금 155만 달러 가운데 우승자 몫이 3분의 2에 육박하는 100만 달러에 이르러 사실상 '승자 독식 게임'이나 다름없다.

준우승 상금은 우승상금의 10%에 불과한 10만 달러이며 3위 2만500 달러, 4위 1만9천250 달러 , 5위 1만8천500 달러, 6위 1만7천750 달러, 7위 1만7천 달러, 8위에게는 1만6천250 달러가 각각 주어진다.

3라운드에 올랐지만 최종 라운드에 나가지 못하는 8명에게는 1만4천 달러씩 나눠주고 3라운드에도 오르지 못한 나머지 16명은 8천 달러씩을 손에 쥔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32명 가운데 32%인 10명.
올해 '코리언 파워'의 쌍두마차로 자리 잡은 김미현(29.KTF)과 한희원(28.휠라코리아)을 비롯해 박세리(29.CJ), 장정(26.기업은행), 신인왕 이선화(20.CJ), 이미나(25.KTF), 이지영(21.하이마트), 정일미(34.기가골프), 임성아(22.농협한삼인), 유선영(22) 등이 출전권을 잡았다.

워낙 변수가 많은 경기 방식이기에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 탄생 기대도 높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낸 선수들만 골라 치르는 사실상 '올스타전'격인 이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는 1999년 박세리 뿐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관심의 초점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빅3'가 펼치는 상금왕 싸움이다.

이미 시즌 MVP격인 '올해의 선수'를 확정지은 오초아는 시즌 상금 249만2천872달러로 웹(206만9천613달러)과 소렌스탐(196만3천741 달러)에 크게 앞서 있지만 웹이나 소렌스탐에 우승컵을 내주면 상금왕 등극은 무산된다.

상금왕 경쟁에서 역전승을 염두에 두고 미첼 컴퍼니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결장하면서 칼을 간 웹과 소렌스탐의 '노림수'가 성공할 지가 관전 포인트.
상금랭킹 4위 크리스커 커(미국)도 오초아에 92만8천 달러가 뒤져 있지만 이 대회 우승컵이면 역전이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