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철산역은 2000년 8월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개통되면서 떠오른 신흥상권이다.

기존에 광명을 상징하던 광명사거리 상권을 제치고 명실공히 광명의 대표상권으로 발돋움한 것.철산역세권이 짧은 기간에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알짜배기 상권으로 부상한 것은 두터운 배후 수요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인근 철산주공아파트 1~13단지 2만6000가구가 수요 기반의 줄기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광명시청,경찰서,세무서,등기소 등 관공서 수요도 상권의 젖줄이 되고 있다.

철산역 2번과 3번 출구에서 서울 구로구 방향으로 난 대로변 상가의 특징은 매장 면적이 40~50평으로 크다는 것.매장 면적이 큰 만큼 점포 수는 많지 않다.

권리금이 2억원 안팎에 달하고 월세도 500만원에 육박하는 점포가 많아 초기 투자비용이 최소한 5억원 이상 든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이처럼 투자비가 많이 드는 것이 흠이지만 장사는 아주 잘되는 곳으로 꼽힌다.

주변 아파트단지에서 지하철역으로 이어지는 출퇴근 동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넛점,커피점,베이커리점 등 근린 업종이면 무난하다.

대로변에서 약 10m만 이면도로로 들어가면 동서로 약 100m에 걸쳐 형성된 먹자골목이 드러난다.

음식점과 노래방,유흥주점,DVD방 등이 뒤섞인 곳이다.

여기서는 '로데오거리'라고 부르지만 의류,잡화 등 패션업종이 주축인 다른 로데오거리와는 판이하다.

쇼핑이 위주인 일반적인 로데오거리와 달리 유흥상권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철산역 로데오거리는 판매업종이 미약하다는 게 특징"이라며 "옷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인 광명사거리와 서울 구로 아울렛타운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철산역에서는 패션업종 장사가 안되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로변의 'P쇼핑몰'은 정문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다.

옷 장사를 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상권임을 이 쇼핑몰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의류 장사는 금물이지만 다른 판매업종은 다 유망하다.

화장품 가게는 2개가 있지만 추가로 더 내도 장사가 될 만한 곳이다.

엄청난 유동인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여성속옷,액세서리,팬시,이동통신점도 유망업종으로 꼽힌다.

음식점은 과다한 편이라 창업에 신중해야 한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고깃집과 횟집이 넘쳐나기 때문에 완전한 차별화가 힘들다면 외식업은 하지 않는 게 좋다"면서 "틈새업종인 죽 전문점이나 커피·아이스크림점을 하는 게 일반 음식점보다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데오거리에서 이면도로로 더 들어가면 광명관광호텔이 나타난다.

이 일대는 주점이 주축이다.

유흥업소는 물론 음식점 수도 수요에 비해 많아 매물이 다수 나오는 곳이다.

객단가(1인당 소비지출액)도 낮아 점주 입장에서 큰 이윤을 남기기 힘들다.

소주 한 잔에 100원을 받는 업소가 생길 정도로 가격경쟁이 심하다.

음식점도 철저히 밤 장사 위주다.

낮 장사를 겨냥한 곳이라고는 원할머니보쌈과 놀부보쌈 정도다.

로데오거리 쪽 유동인구가 10,20대인 데 비해 광명관광호텔 주변 상가에는 광명 일대에 사무실을 둔 직장인과 구로공단에서 넘어온 근로자 손님들이 주류를 이룬다.

대중적인 아이템과 박리다매형 영업이 아니면 버티기 힘든 곳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정통 일식집이나 한우 등심·갈비집은 일단 금물이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는 "점포 형태를 보면 개인 음식점이 가맹점보다 훨씬 많아 와돈이나 돈데이 같은 저가형 삼겹살 체인점이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