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코리아(대표 윤병태)는 2004년 가을 숙성 없이 햇포도로 만든 누보와인 '샤토마니 누보'로 프랑스산 누보와인 '보졸레 누보'와 겨뤄 한판승했다.

토종 와인 샤토마니 누보가 프랑스산 누보와인 보졸레 누보를 단돈 1000원에 팔아치우는 '땡처리' 물건으로 만들어 버린 것.70만병이 수입된 보졸레 누보의 정상가(병당 2만5000원) 판매는 고작 7만병에 그쳤다.

샤토마니 누보는 그 해 20만병(병당 1만4000원)을 팔았고 올해는 30만병을 출시한다.

충북 영동에서 마니산수련원을 운영하던 윤 대표가 와인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6년.그는 "영동군 농민의 80%가 포도농사를 짓고 전국 생산량의 15%를 차지하고 있어 이 지역을 세계적인 와인산지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집에서 담궈 먹는 포도주쯤으로 여겼던 그의 사업 시작은 난관부터 찾아왔다.98년 처음 내놓은 와인은 보름 만에 25만병 전량을 폐기 처분해야 했다.

와인병이 펑펑 폭발하고 와인은 식초(산화현상)로 변질돼 마실 수가 없었다.

사무실로 소비자들의 항의 전화가 쏟아지며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고 반품처리 등에 5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

위기 상황에서 윤 대표가 찾아간 곳은 와인주산지인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한 와인공장.현지 교민회장의 보증으로 단기 취업한 그는 허드렛일을 하며 생산설비를 몰래 촬영하고 생산과정을 노트에 기록하며 기술을 하나둘 익혔다.

귀국 후 2000년 가을 물 첨가 없는 자연발효양조법으로 개발한 와인을 다시 내놨다.

이 제품은 2003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와인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와인숍의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은 샤토마니가 급기야 누보와인으로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를 침몰시킨 것이다.

와인코리아는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이용해 만든 브랜디와 복분자와인(브랜드 丹)을 내놓는 등 품목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와인소주는 다음달부터 일본(40만병)에 수출한다.

윤 대표는 "서울과 부산에서 출발하는 포도열차를 내달 1일부터 매일 운영한다"며"내년에 매출 50억원(올해 25억원 전망)을 넘길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영동군도 와인코리아에 22억5000만원을 출자해 민관합작 모델로 키워나가고 있다.

와인코리아는 올해 지역특화기술 혁신선도기업 지원사업 평가에서 '매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농촌지역의 특화산업 육성을 위해 자금지원 및 경영진단을 해주는 이 사업에 지난 해 35개 업체를 지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