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펀드 시장은 해외 펀드,대형주 펀드,채권형 펀드 등의 선전이 돋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중소형주 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식형이 50%를 웃도는 대박을 낸 것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 그대로다.

하지만 펀드 상품에 대한 자금 유입 현상은 여전해 올해도 주식형 펀드에만 20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왔다.

◆ 해외 펀드 수익률 고공비행

해외 주식펀드가 올 들어 2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며 국내 펀드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국내 운용사가 판매 중인 해외 주식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0.61%(11월10일 기준)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1.16%로 본전을 까먹은 것과 대조를 이루는 높은 수익률이다.

지역별로는 중국 이탈리아 인도 홍콩 남미 투자가 쏠쏠했다.

외국 자산운용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역외 주식펀드 수익률도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53.2%로 가장 높다.

이탈리아(39.4%) 인도(36.2%) 남미(33.1%) 홍콩 펀드(32.2%)도 30%대의 높은 수익을 냈다.

반면 전문가들이 올초 유망 지역으로 꼽았던 일본투자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0.4%로 추락,해외 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1.16%로 원금을 까먹었으며 주식혼합형 펀드 역시 1.29% 오르는 데 그쳤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각광받았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몰락은 '몰빵' 투자의 위험을 잘 말해주는 사례"라며 "과거 수익률보다는 향후 시장 전망을 신중히 분석해 투자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펀드의 올 수익률이 바닥권을 헤매고 있지만 내년에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형주·삼성그룹주 펀드 두각

지난해에는 중소형주 펀드가 강세였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시작한 대형주 펀드의 선전이 지금까지 이어져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며 시중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도 3분기부터 수익률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수익률 상위 펀드는 모두 대형 우량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펀드들로 채워져 있다.

'KTB마켓스타주식A','한국부자아빠정통고편입적립식주식1ClassA' 등 고수익 상품은 대형주 비중이 높은 대형 혼합 스타일로 운용하는 펀드들이다.

삼성그룹주 투자 펀드는 올해 최고 히트 상품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10일 현재 수익률 1~4위를 삼성그룹주 펀드가 독식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했지만 이들은 나란히 10% 안팎의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연초 급락장에서도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로 펀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삼성테크윈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펀드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

◆ 채권 펀드도 선전 중

지난해의 저조한 성과와 달리 채권 펀드는 올해 6월 한 달을 제외하고 전부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채권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1.86%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분기별로 연 4~5%대의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9월의 경우 0.65%의 이익을 내 연간 환산시 7.56%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콜금리가 세 번이나 올랐지만 금리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고,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인상 중단과 경기 둔화 우려감으로 채권의 투자 매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0억원 이상의 공모 채권 펀드 중에서는 삼성투신운용의 'ABF Korea인덱스종류형채권CLASS A'펀드가 올해 6.11%의 최고 수익률을 냈다.

이 펀드는 채권 듀레이션(평균 상환기간)이 3.45년으로 잔존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인데,올해 중장기 금리의 하락폭이 커지며 수익률이 높아졌다.

또 'Tops적립식채권1'(SH),'동양HighPlus채권1'(동양),'도이치코리아채권1-1ClassA'(도이치),'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1'(삼성) 등도 5%를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 펀드 자금 유입 지속

주식형을 중심으로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보유 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말 26조원에서 45조원대로 높아지며 19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주식투자 비중이 30~60%인 혼합형 펀드도 작년 말 42조원에서 49조원으로 불어나며 5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채권형 펀드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51조원대 수탁액을 유지 중이다.

해외 펀드 수탁액도 9월 말에 20조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반면 단기자금 운용처인 머니마켓펀드(MMF)는 법인고객 익일환매제 도입 등의 영향으로 65조원에서 55조원으로 10조원가량 줄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