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7월 국가과학기술개발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고,8월에는 책임운영기관 평가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1999년 처음 시행된 국가과학기술개발평가에서 C등급의 낙제점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향상을 이룬 것이다.2001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출범하면서 산림과학원은 대대적인 변신을 도모했다.

당시 공모직 초대원장이었던 서승진 원장(현 산림청장)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일한 만큼 제대로 평가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변화의 불을 지핀 것이다.

이를 위해 산림과학원은 수요자가 원하는 현장맞춤형 연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분야별로 혁신과제를 발굴하는 시안을 만들고 직원공청회 등을 통해 내부 의견을 모아 제도화해 나갔다.

전직원 워크숍과 직원과의 대화를 통한 공감대 형성으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유도했다.

이런 자율적인 혁신프로세스 모델은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필요한 동력으로 거듭나며 선순환 효과를 가져왔다.

이런 선순환 효과로 나타난 결과물들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은 '명품'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산림과학원이 첫손으로 꼽는 명품은 바로 노력한 만큼 평가받고 체계적으로 성과관리를 가져오는 '연구행정 종합정보 시스템'이다.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연구성과를 계량화해 평가의 공정성을 높인 이 시스템은 개발을 이미 5년 전에 마치고 지난해 업그레이드까지 했다.

개인이 만들어낸 성과가 데이터베이스화되고 성과관리가 체계화되면서 업무효율성이 30% 이상 높아졌다.

이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주요 국가기관들의 산림과학원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번째 명품은 역량과 성과 중심의 중간관리자 인사시스템을 갖춘 것을 꼽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상급기관인 산림청을 설득,책임운영기관 최초로 조직과 인사,재정관리에 대한 자율권을 확보했다.

능력 중심의 공정·투명한 인사관리를 위해 직위내부공모제,보직임기제 등도 시행했다.

과장 부장 등의 보직이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연구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자리라는 공감대도 형성되면서 직원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중간관리자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강한 연구팀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실적도 매년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책임운영기관 지정 직전인 2000년과 비교하면 거의 3배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산림과학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10년 세계산림연구기관연맹(IUFRO) 세계총회를 서울에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주관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 평가에서도 6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는 등 타 연구기관에서 주목하는 조직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