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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KFC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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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FC(켄터키프라이드치킨)할아버지 로고가 달라진다고 한다. 현재의'흰 양복·파란 나비넥타이'에서'흰 셔츠·검은 나비넥타이·빨간 앞치마'차림으로 확 바뀐다는 것이다. 양복을 벗고 에이프런을 두르는 건 '매장에서 직접 신선한 음식을 조리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KFC할아버지의 모델은 창업주인 커넬 할랜드 샌더스(1890∼1980). 커넬(대령)은 샌더스 식당이 번창했을 때 켄터키주지사로부터 받은 호칭이다. 그의 인생은 실로 놀랍다. 삼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6세 때 아버지를 잃고 7세 때부터 어머니 대신 빵을 굽는 등 인생은 역경의 연속이었고,KFC를 창업한 건 나이 예순이 넘어서였다.

    그는 농장일꾼 직업군인 보험외판원 등을 거쳐 29세 때 주유소를 차렸다. 세차 먼저 해준 뒤 기름을 넣을지 물어보는 서비스 정신으로 번창했으나 대공황으로 망했다. 40세 때 주유소 모퉁이에 식당을 차려 인기를 끌었지만 4년 만에 화재로 모든 걸 잃었다.

    다시 카페를 열어 호황을 누렸지만 60세 때 우회도로가 생겨 문을 닫았다. 남은 건 단돈 105달러. 그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식당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개발한 11가지 양념의 닭튀김 비법을 알려줄 테니 조각당 얼마씩 달라고 제안했다. 피터 하먼이 이 제의를 받아들임으로써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생겨났다.

    이때가 1952년. 프랜차이즈는 55년에 시작됐다. 샌더스는 75세까지 일하다 물러난 뒤에도 계속 흰 양복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직원 교육에 앞장섰다. KFC의 상징인 할아버지 로고는 바로 이 커넬 샌더스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샌더스의 일생과 KFC할아버지 로고의 변신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것,프랜차이즈의 성공은 자신만의 확실한 노하우와 꾸준한 노력,지속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 등이 그렇다. 빈털터리 60대로 새 사업에 도전한 샌더스의 일생은 대입 혹은 취업 실패,조기퇴직 등 작은 좌절에 맥없이 쓰러지는 이들에게 인생이란 어디까지나 마음먹기에 달렸음을 알려주고도 남는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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