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쿄 시내 대학 주변에는 밤마다 색다른 모임이 열린다.

이른바 '기업 OB'와의 만남으로,회사에 먼저 취직한 선배들이 내년 봄 입사 예정인 동문 후배들과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홍보나 인사팀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며 비용은 회사측에서 부담한다.

입사가 내정된 졸업 예정자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모임이다.

도쿄뿐만 아니다.

주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지방 대학을 돌면서 신입 사원을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올들어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웬만한 대학 졸업생 중에는 2,3군데 입사가 결정된 사례가 수두룩하다.

이들은 내년 봄 졸업과 함께 최종적으로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이달 초 문부과학성 집계에 따르면 올해 대학이나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들의 취직 내정률은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다.

대학 졸업예정자 취직 내정률(10월 초 시점)은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높아진 68.1%로 3년 연속 개선됐다.

9월 중순부터 취직 활동을 시작한 고교 졸업예정자는 9월 말 현재 48.4%의 내정률을 기록해 4년째 높아졌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취직률 상승에 대해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기업들이 조기에 인재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졸업 예정자의 고용 상황은 경기회복 시점과 일치하고 있다.

일본 경기는 2002년 2월부터 바닥권에서 탈출하기 시작해 11월 현재 58개월째 확대 국면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 후반 고도 성장기에 57개월에 달했던 이자나기경기를 제치고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경기와 고용의 상관관계는 지역별 비교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세계시장을 제패한 도요타 등 자동차 메이커들이 밀집한 중부 아이치현과 미에현 지역은 취직 내정률이 70%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한국 젊은이들은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한 뒤 졸업을 해도 사회에 진출하기가 어렵다.

공무원을 늘린다고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경제가 성장해야 고용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일본시장은 보여주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