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1억원 정도의 여윳돈이 생겼다면 어떻게 굴리는 게 좋을까.

예전엔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이제는 값이 많이 오른 데다 대출 관련 규제가 늘어나 여의치 않다.

거액 자산가 고객(VIP)을 상대하는 은행이나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자문을 구하면 어떤 답을 줄까.

투자자의 연령과 개인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에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수준의 리스크 감수 성향과 1년 이상 장기투자를 가정하면 대세는 역시 '펀드'였다.

다만 펀드 내 편입자산 종류와 국내.해외 펀드의 비율과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은행은 일부 예금 편입,증권사는 ELS 선호

어느 금융사를 찾아가느냐에 따라 상담 내용은 조금씩 달라진다.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 PB들은 30~40% 정도를 원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이나 확정금리형 은행권 후순위채권에 넣어둘 것을 권했다.

우리은행의 김인응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팀장은 "40% 정도는 언제라도 현금화가 가능한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예치해 안정성과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사 PB들은 예금없이 100%를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에 분산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외국계은행 PB(또는 FP)들도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펀드와 ELS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100% 펀드투자를 권유해 국내은행들에 비해 보다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였다.

HSBC은행의 송명섭FP의 경우엔 해외펀드는 미 달러화로 투자해 원화와 달러화 비율을 50 대 50정도로 분산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펀드 투자는 선택 아닌'필수'

은행과 증권사 PB들은 대체로 국내.외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는 가치주보다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유리할 것으로 진단했다.

또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이라 배당주펀드에 대한 추천이 많았다. 이 밖에 PB들은 공통적으로 최소한 20~30%는 중국과 브릭스(BRICs) 등 해외펀드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국민은행 방배PB센터의 김재한 팀장과 신한은행 분당PB센터의 손민보 팀장은 70%를 글로벌 또는 해외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다만 해외펀드는 2년 내지 3년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예상기간과 맞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요 금융회사 PB들이 복수로 추천한 펀드상품은 '한화라살글로벌리츠재간접 펀드'(한화투신운용) '프런티어 배당주 혼합형펀드'(우리CS운용) '피델리티 차이나포커스'였다.

한편 상당수 PB들은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급등세는 진정되겠지만 내년 대통령선거 등과 맞물려 수도권 주요지역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 내지는 혼조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