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마을에서 노약자 산 채로 불태워

인종간 유혈분쟁으로 아프리카 중부의 차드에서 지난 주 180명을 포함해 이달 들어 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17일 밝혔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고등판무관 대변인인 롱 레드몽은 이날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지 보고서를 받았다면서 "달아나지 못한 유아와 어린이들, 노인들을 그들의 집에서 산 채로 불에 태웠다는 보고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에 따르면 어느 마을에서는 7명의 어린이가 산 채로 불에 타 숨졌고, 다른 마을에서는 한 장애인이 자신의 집에서 불에 타 숨졌으며, 생존자들은 정신적 충격에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13일 차드 정부는 수도 은자메나와 동부지역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OHCHR)도 "다르푸르를 파괴한 끔찍한 폭력이 차드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깊이 우려한다"며 "차드 남동부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 위기를 중지하기 위한 조치들이 즉각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차드 동부지역은 최근 인근 다르푸르에서 유입된 21만8천명에 이르는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최근 아랍계 주민들과 비아랍계 주민들간 유혈충돌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차드 동부 지역은 다르푸르와 마찬가지로 아랍계와 비아랍계 주민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목초지와 식수원을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겪어왔다.

차드 정부는 수단 정부가 아랍계 차드 주민과 반군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