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만화의 전성시대다.

'타짜' 등 인기만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전국적으로 수백만의 관객들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타짜'의 작가이기도 한 허영만씨의 인기도는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다.

누구에게나 재미있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만화의 매력이다.

'사랑해'(김영사)는 한국만화의 살아있는 전설 허영만과 최고의 스토리텔러 김세영이 함께 만든 화제작.다시 보고 싶은 만화 1위,가장 애장하고 싶은 만화 1위로 손꼽히며 대한민국 청춘남녀들에게 사랑의 바이블이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사랑해'는 한 편의 서정시처럼 읽히기도 한다.

'여보,내 마음은 유리인가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라고 쓴 김기림의 시와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고 쓴 김수영,'희망은 너무 격렬하고 삶은 너무 느리다'고 한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들이 등장하고,그러면서도 허영만의 만화다운 재미를 동반한다.

'천일야화'(김영사,전6권)는 '아색기가''누들누드' 등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양영순이 '아라비안나이트'를 바탕으로 내놓은 신작 장편만화.'아라비안 나이트'의 기본 이야기 구조에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것으로 그동안 엽기적인 성인용 만화를 선보였던 작가의 변모를 확인할 수 있다.

2004년부터 1년간 파란닷컴 사이트에 '1001'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으며 당시 회당 6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양영순은 원작에서 아내의 외도로 모든 여성에게 악의를 품게 된 샤리아르 왕과 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세라쟈드 캐릭터를 빌려왔지만 나머지는 모두 바꿨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형식으로 펼쳐지는 5개의 이야기에는 아버지와 딸의 사랑,남녀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진한 형제애 등을 녹여냈다.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전13권)는 일본출판사상 최대 발행부수를 기록하고,국내 출간 35년째를 맞은 올해에도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야마오카 소하치의 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원작으로 한 만화다.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5만매에 달하는 원작의 방대한 분량을 충실하게 압축하여 원작의 내용과 작가의 문학 사상을 완벽하게 재현시켰다.

이와 함께 책 속에 그려진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생활상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해 재미를 더한다.

'호이-대자연의 계승자'(바다출판사)는 지난해 11월 타계한 고 안수길 화백의 대표작.작가가 4년여의 공을 들여 한땀한땀 그려낸 호랑이 그림 459점으로 구성된 장편 만화다.

호랑이가 어떻게 사냥을 하며,하루에 얼마나 돌아다니는지,또 어떻게 새끼를 낳아 기르는지 등 호랑이의 특징과 생태,생활,성장,사냥과 먹이,짝짓기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