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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문자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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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뇌'에서 패션모델 나타샤는 헤로인의 해악에 대해 말한다. "먹거나 자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사라져요. 남들은 안중에 없고 거짓말도 서슴지 않아요. 더이상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게 되죠. 오직 몇 초의 환각을 더 얻기 위해 목숨까지 바칠 지경이 돼요."

    마약뿐이랴. 어느 것에든 중독되면 나선형 미끄럼틀을 타고 굴러떨어지는 것처럼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진다. 혼자 헤어나오기 힘든 건 물론 누군가 구해내기도 쉽지 않다. 뭔가 극복하려면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데 모든 중독은 자기자신이 누구인지,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탓이다.

    청소년들의 문자메시지 중독이 심각하다고 한다. 중학생은 하루에 200번 이상,고교생 3분의 1도 하루 90번 이상 쓴다는 것이다. 통계수치를 들이댈 것도 없다. 10대들은 얘기하고 걸을 때,심지어 식사중에도 자판을 누른다. 기계가 아니라 신체 일부를 움직이는 듯하다. 내용 또한 'ㅋㅋㅋ(크크크)''ㅠㅜ(휴우)'같은 감정 교환이 대부분이다.

    문자메시지는 실로 편리하다. 소리 없이 주고 받을 수 있으니 언제 어디서건 자유롭다. 그러나 전화 한통이면 될 걸 문자론 수 차례 오가야 한다. 게다가 보내고 답하는 방식이다 보니 좀체 끝나지 않는다. 전화처럼 동시에 "안녕" 할 수 없으니 상대가 서운해할까 자꾸 답장하다 보면 이어지는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맺고 끊지 못하면 중독에 이른다. 온 신경이 휴대폰에 가있으면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문자는 또 문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려면 논술교육 이전에 뭐든 문장력을 키워야 하는데 약어나 이모티콘에 의존하면 기본적인 훈련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문자 중독은 외로움에서 비롯되는지 모른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자기존재를 확인하려는 안간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장은 외로움과 두려움을 극복해야 가능하다. "요즘 애들은 다 그렇다"고 할 게 아니라 '외로움이 만드는 홀로서기의 힘'을 가르쳐야 마땅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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