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에 '출력 높이기 전쟁'이 한창이다.

출력 높은 차가 힘도 좋고 고성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출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신차는 물론 같은 배기량의 차량을 부분변경해 새로 내놓을 때도 구 모델에 비해 출력을 높이고 있다.

마력으로 표시되는 출력이 높으면 토크(엔진 회전력)도 높기 때문에 자동차의 힘이 좋아진다.

1마력(75㎏.m/sec)은 75㎏의 무게를 1초 동안 1m 높이까지 끌어올리는 힘을 의미한다.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LUV(럭셔리 유틸리티차량) 베라크루즈는 독자 개발한 배기량 3000cc의 6기통 디젤엔진인 S-엔진을 달아 최고 출력이 240마력,최대 토크 46kg.m를 자랑한다.

디젤엔진의 약점인 낮은 출력을 개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 르노삼성 SM7에 장착된 3500cc 가솔린 엔진의 최대 출력인 217마력보다 높다.

최고 출력만 놓고 보면 세계적인 명차 브랜드인 아우디(233마력)나 벤츠(224마력)의 동급 엔진을 능가한다.

기아차는 쎄라토 오피러스 카렌스 그랜드카니발 등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출력을 잇따라 높였다.

지난 6월 나온 뉴쎄라토(1.6 가솔린)는 최고 출력이 121마력으로 구모델(110마력)에 비해 출력이 10% 높아졌다.

뉴오피러스(3.8 가솔린)의 출력도 266마력으로 이전 모델(250마력)에 비해 6.4% 증가했다.

지난 4월과 9월 내놓은 뉴 카렌스와 그랜드카니발VGT는 최고출력이 136마력과 192마력으로 각각 10.6%와 12.9% 증가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지난달 출시된 뉴 인피니티 G35 세단과 혼다의 뉴 CR-V,볼보의 올뉴 S80 등의 출력이 잇따라 높아졌다.

한국닛산이 세계 최초로 한국시장에 선보인 뉴 인피니티 G35 세단은 이전 모델보다 가격(4750만~4980만원)은 낮췄지만 최고 출력은 기존 272마력에서 315마력(최대 토크 36.5kg.m)으로 높였다.

혼다코리아의 신형 CR-V의 경우 최고 출력이 170마력으로 구형 CR-V(160마력)보다 10마력이 높아졌다.

볼보의 올뉴 S80도 볼보의 세단 모델 최초로 상시 4륜 구동 V형 8기통 엔진을 탑재,기존 모델(275마력)에 비해 최고 출력이 315마력으로 높아졌다.

GM코리아가 오는 27일 출시할 초대형 럭셔리 SUV 2007년형 캐딜락 에스컬레이드(6200cc)는 403마력의 최고출력(최대 토크 57.65㎏.m)을 갖춰 2006년형 모델(345마력,52.6㎏.m)과 비교했을 때 58마력이나 높아졌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이달 중 파사트의 고성능 디젤 세단 버전인 파사트 2.0 TDI 스포츠를 출시할 예정인데 기존 140마력에서 170마력(4200rpm)으로 출력이 향상됐다.

기존 모델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시간이 9.8초였지만 신모델은 8.7초로 줄였다.

다음달 출시될 랜드로버의 최고급 프리미엄 SUV인 레인지로버 2007년형도 4.2리터의 V8 수퍼차저 엔진을 장착,최고출력 400마력(최대토크 57.1Kg.m)으로 2006년형 모델보다 훨씬 힘이 좋아졌다.

BMW코리아가 내년에 선보일 뉴 X5 3.0d(디젤모델)의 경우 직렬 6기통 2993cc 디젤엔진을 장착,구형 모델에 비해 최고출력(231마력)이 6%가량 향상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