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우승상금 100만달러(약 9억4000만원)를 놓고 치러진 미국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ADT챔피언십 우승컵은 한국 선수도 '빅3'도 아닌,신인 훌리에타 그라나다(20·파라과이)에게 돌아갔다.

그라나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7명의 쟁쟁한 우승후보를 물리치고 투어 첫 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에서 1위였던 정일미(34·기가골프)와 공동 2위였던 김미현(29·KTF)은 이날 이븐파에 그쳐 공동 4위에 머물렀고,우승 후보였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캐리 웹(호주)도 막판 추격했지만 각각 70타,71타로 2,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퓨처스(2부)투어에서 활약한 뒤 올해 투어에 데뷔한 그라나다는 이 대회 전까지 2위 두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여섯 차례 들며 상금랭킹 19위를 달렸던 '무명' 선수.그러나 '단판(18홀) 승부'로 치러진 최종 라운드에서 신인답지 않게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잡는 침착한 플레이를 펼쳐 '대박'을 터뜨렸다.

그라다나는 우승 후 "평소처럼 나서서 내 게임에만 집중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오초아와 웹은 17번홀(166야드)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렸고,한때 2위까지 달렸던 정일미는 16번홀(369야드)에서 4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며 자멸하다시피 했다.

미 LPGA투어는 이 대회를 끝으로 올 시즌 33개 대회 일정을 마쳤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11승을 합작,역대 단일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종전 한 해 최다승은 9승(2002년)이었다.

올해 100만달러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선수도 지난 2003년(박세리·박지은·한희원)에 이어 3명(김미현·장 정·한희원)이나 나왔다.

시즌 6승을 올린 오초아는 '올해의 선수' 및 '상금왕'(총 259만2872달러)을 확정,2003년 투어 데뷔 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