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가 2년인 정기예금의 금리가 1년짜리 예금 금리보다 낮은 저축은행들이 속출하고 있다. 만기가 길면 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지만 저축은행들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1년 정기예금 금리를 한시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난 저축은행의 고객들은 만기를 1년 단위로 끊어 돈을 예치하는 게 만기를 길게 하는 것보다 더 유리하다.

2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자산 기준 40위 내의 저축은행 중 1년 정기예금 금리가 2년 예금 금리보다 높은 저축은행 수는 5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HK저축은행은 이달 15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5.5%로 0.3%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만기가 1년이 넘는 예금 금리는 종전 대로 5.2%를 유지해 1년 예금 금리가 2년 예금 금리보다 0.3%포인트 더 높아졌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렸지만 고객들이 주로 1년 정기예금을 찾고 만기가 1년이 넘는 정기예금은 인기가 없어 1년 예금 위주로 금리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경기저축은행도 지난달 만기가 1년이 넘는 예금금리는 그대로 놔둔 채 1년 예금금리만 5.4%에서 5.6%로 올렸다. 전남 목포의 홍익저축은행도 1년 정기예금 금리를 2년 예금 금리(5.2%)보다 0.3%포인트 높은 5.5%로 상향조정했다. 이외에 부산의 우리저축은행과 부민저축은행의 2년 정기예금 금리도 1년 예금 금리보다 0.1~0.2%포인트씩 더 낮은 상황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은 2년 정기예금 금리를 1년 정기예금보다 같거나 높게 책정하고 있으며 만기가 다른 예금의 표면 금리만 보지 말고 복리로 환산해 만기 뒤에 얻을 수 있는 최종 원리금을 산출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