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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수능, 실력보다 과목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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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매년 반복되는 뉴스가 있다. 먼저 휴대폰을 수험장에 가지고 왔다가 시험이 무효처리된 학생들의 소식. 올해도 36명에 달했다. 교육당국이 수능 전 여러 번 고지했음에도 지난해보다 9명 더 늘어난 것.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휴대폰 불상사'는 결국 학생들의 부주의를 탓하는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반복 뉴스는 난이도 조절에 관한 것. 수능이 치러진 뒤 하루 이틀이 더 지나면 출제자들이 선택과목 난이도 조절에 실패,상당수의 학생들이 시험을 잘 보고도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소식이 이어진다. 현행 수능 제도는 틀린 개수에 따라 감점을 하는 원점수 제도가 아닌 표준점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표준점수제에서는 과목별로 쉽고 어려움이 들쭉날쭉하면 표준점수 만점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선택과목의 표준점수 차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설교육업체가 수능 응시자 6명중 1명꼴인 9만7000여명의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탐구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은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윤리 선택자가 80점으로 가장 높고 법과사회 선택자가 66점으로 가장 낮다. 똑같은 만점자임에도 불구, 무려 점수차이가 14점에 달하는 것. 과학탐구 쪽은 더 심하다. 만점자 중 물리II 선택자는 84점의 표준점수를 챙길 수 있지만 지구과학I 선택자는 67점 밖에 받아가지 못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쉬운 과목에서 실수로 한 문제를 틀린 수험생들이다. 이들은 표준점수 감점폭도 크고 심할 경우 2등급도 못되는 3등급을 받게 된다. 수능이 실력이 아닌 실수를 측정하는 시험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이 같은 상황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것은 쉽게 출제를 하면서 변별력을 갖추라는 상반된 출제지침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변별력에 초점을 둬 문제를 어렵게 내자니 사회 과학과목까지 사교육을 부추기느냐는 비난을 받을 것 같아 '쉬우면서도 변별력을 갖추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출제지침을 낸 것. 사교육을 의식한 교육당국의 '쉽게쉽게' 풍조가 매년 억울한 학생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뿐이다.

    송형석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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