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잉여금 유보율이 600%를 넘어섰다.

대기업들의 유보율은 7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벌어들인 돈을 회사 내부에 쌓아두고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2월 결산 535개사의 9월 말 기준 유보율은 평균 609.34%로 집계됐다.

관리종목이나 실적 비교가 불가능한 기업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작년 말 569.71%이던 유보율은 3월 말 578.06%,6월 말 592.99%로 상승하더니 9월 말 600%를 넘어섰다.

제조업체의 9월 말 현재 잉여금은 322조2912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에 비해 8.44%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자본금은 52조8920억원으로 1.39% 증가에 그쳐 유보율이 높아졌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유보율은 영업이나 투자 등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합쳐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것이다.

이 비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배당 여력도 큰 것으로 평가받지만 지나치게 높은 것은 그만큼 투자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10대 그룹은 149조8669억원의 잉여금을 보유,유보율이 713.7%에 달했다.

작년 12월 말(650.9%)보다 62.7%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276.9%로 가장 높았고 SK가 1200.1%로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상장으로 유보율이 1041.9%로 383.1%포인트 급등했다.

10대 그룹 중에는 LG그룹만 잉여금이 줄며 유보율이 하락했다.

개별 기업 가운데는 태광산업이 2만5846%로 유보율이 가장 높았고 △SK텔레콤 2만3588% △롯데제과 1만7922% △롯데칠성음료 1만4508% △남양유업 1만2736% △영풍 5861% 등의 순이었다.

장하성펀드의 타깃이 된 대한화섬도 4306%로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용준·송종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