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0%에 육박하는 한나라당이 분열을 걱정하고 있다.

대선이 1년 이상 남았지만 벌써부터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줄서기와 각 후보 눈치보기,캠프 간 비방전 등으로 경선전이 과열되고 있어서다.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후보가 나오면서 당이 깨지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급기야 강재섭 대표가 22일 "경선 열기가 조기에 과열되는 것은 오히려 정권교체의 독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대선주자들이 활발한 행보에 나서면서 블랙홀처럼 의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일찌감치 대선주자들 편에 선 의원은 줄잡아 수십명.이들은 개별 의원을 접촉하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현재 여론 지지율이 높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선거 때마다 진가를 발휘한 박근혜 전 대표 중 어느 쪽에 가담하느냐,'저평가 우량주'라고 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도박'을 하느냐를 놓고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 '커밍아웃'하느냐에 따라 '공신 서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대선주자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이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도입 여부를 놓고 대립각을 세운 대선 주자들은 상대방의 정책에 대해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자 강 대표는 이날 지도부 회의에서 "의원들이 (대선주자들에)'호부(好否)'를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넘어 경선 자체를 해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주자에 노골적으로 줄서기 △악성 루머 유포·비방 △대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지지호소 등 '금지'목록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경고가 먹힐지는 미지수다.

줄서기는 '차기 총선 공천권 보장'이라는 의원들의 정치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