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건축아파트 호가 소폭 하락
분양시장은 지방까지 과열 조짐


부동산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11.15대책이 나온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은 깊은 관망세에 빠져들었다.

비수기에다 정부대책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사라지다시피했으며 매물도 대책발표 이전에 비해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일부 재건축아파트는 호가가 1천만-2천만원가량 낮아지긴 했지만 더 떨어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매매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틈을 타고 분양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미분양이 속출했던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수.매도 조용..거래 실종 =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책이 나온 뒤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수세와 매도세가 모두 조용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K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의 문의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매수세가 거의 죽었다"며 "매물도 대책발표 이전과 차이가 없는 상태이며 호가도 이전과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광진구 광장동의 H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전혀 안되지만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지금 매수세는 일단은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책발표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잠실동의 W공인 관계자는 "대책발표 이후에는 단 한 건의 매수문의도 없었다"면서 "잠실5단지를 통틀어 20개 정도의 매물이 나와 있지만 매수가 안 붙으니 흥정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매도호가는 대책발표 이전에 비해 1천만-2천만원 가량 떨어져 34평이 12억9천만원, 36평이 16억3천만원에 나온 것도 있다"고 전했다.

강동구 둔촌동의 H공인 관계자는 "둔촌주공 31평형이 9억3천만원에 거래됐다가 지금은 매도호가가 9억원선으로 밀렸다"면서 "25평형의 경우 큰 변화없이 7억5천만-7억7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고 전했다.

정부대책에 따라 새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게 된 동대문구, 서대문구, 중랑구, 도봉구, 강북구, 노원구 등에서도 거래가 사라졌다.

동대문구 이문동 S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내년 이후 집값이 오를까봐 불안해 하며 싼 가격에 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매도, 매수자간의 호가 차이도 큰 상태여서 대책 발표후 거래는 끊겼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21일에는 주택투기지역으로도 지정됐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S공인 관계자는 "강북은 1가구 1주택자가 많고, 아파트 시세도 6억원 이하가 대부분이어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다해도 양도세를 걱정하는 집은 많지 않다"며 "대출액이 감소하면 매수세가 더 위축될 수 있지만 어차피 실수요 시장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송파.강동 등은 세무조사까지 겹쳐 휴업 많아 = 강남구와 송파구, 강동구 등에 위치한 중개업소들은 매수문의도 없는 차에 국세청이 세무조사까지 벌이면서 문을 걸어잠근 곳이 대부분이다.

문을 열어도 돈벌이가 안되는데 괜히 영업하다가 꼬투리가 잡힐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서다.

송파구 잠실동의 W공인 관계자는 "매수문의도 없을 뿐더러 세무조사때문에 거의 영업을 못하고 있다"면서 "사무실 문은 잠근 채 사무실 전화를 휴대전화로 착신전환해 놓았지만 하루에 1-2통 걸려오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언제까지 세무조사가 이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연말까지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퍼져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대치동의 S공인 관계자도 "세무조사때문에 어제부터 문을 닫았다"면서 "이전에 상담했던 적이 있는 고객의 전화는 안심하고 받을 수 있지만 처음 전화하는 경우에는 경계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동의 H공인 관계자도 "중개업소를 찾는 사람도 없는 마당이어서 대부분 중개업소가 문을 닫았다"면서 "영업한 지 얼마 안돼 세무조사를 받아도 걸릴 게 없는 일부 중개업소들만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분양시장은 지방까지 과열 조짐 = 매매시장을 통해 내집마련이 어려워지자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많다.

수도권에서는 100% 계약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 열기가 지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2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 모델하우스에는 청약을 위해 늘어선 줄이 2㎞에 달하기도 했다.

모델하우스 오픈일인 17일부터 1순위 청약 전날인 20일까지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인원도 5만명에 이르렀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코오롱하늘채도 청약접수 첫날인 21일 34평형, 39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용인 흥덕지구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경남기업의 경우는 전화문의가 폭주하면서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자 현장 모델하우스에 별도의 안내전화를 설치하기도 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기존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데다 분양 아파트의 경우 짧은 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수도권의 청약열기가 지방까지 번지고 있으며 특히 대규모단지 등은 청약과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서미숙 기자 sungje@yna.co.kr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