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3일 "차기 전경련 회장직과 관련해 조만간 이건희 삼성 회장을 찾아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회장 추대와 관련해) 재계의 큰 어른인 이 회장을 찾아 뵙는 게 예의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하지만 "요즘 너무 바빠서 차기 회장직에 대해 구체적으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이 문제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회장단 회의에서 전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또 본인이 전경련 회장직을 연임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날 회장단 회의에 나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차기 회장직과 관련,"나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은 뒤 "현재 강신호 회장이 잘 하고 계신데 왜 자꾸 언론에서 차기를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강 회장이 계속 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출자총액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출자 여력이 크게 늘어났다"고 평가하고 "이를 계기로 기업은 투자를 늘려 경제 활성화와 고용 증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회장단은 그러나 내년 경제환경이 북핵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와 환위험 등으로 올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정부의 신축적인 경제정책 운용을 당부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