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론스타 펀드가 국민은행과의 협상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고율의 현금배당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은행도 글로벌 리딩뱅크에 대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양재준 기자, 어제 론스타 펀드가 론스타펀드는 외환은행 지분을 국민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던 계약을 파기한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어제 오후 5시(텍사스주 달라스 현지시각 새벽 3시) 론스타펀드는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은행 지분을 국민은행에 매각하기로 했던 계약을 종료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S : 그레이켄 회장 "매각 진행할 수 없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펀드 회장은 "검찰 조사가 이미 수 차례 연장됐고, 아직도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매각하는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할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S : 수사 종료후 전략적 선택 고려)

그레이켄 회장은 "검찰 수사가 최종적으로 끝나게 되면 다시 우리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 : 검찰 중간발표 부담감 작용)

결국, 계약 파기 사유로 '검찰 수사'를 명확히 제시한 데다 국민은행 역시 '계약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어서 다음주 예정된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검찰이 결과 발표 때 론스타의 불법성이 밝혀질 경우 론스타측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본계약 체결 당시 감사원과 검찰의 수사와 금감위, 공정위, 국세청 등 정부 당국의 승인이라는 선행조건을 만족시켜야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S : 법정공방 진행시 대금 입금 차질)

결국 수개월이 걸릴 수 있는 법정공방까지 진행되면 그만큼 국민은행으로부터 대금 입금도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을 찾기로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론스타측의 계약 파기는 이미 며칠전부터 현금배당 추진과 더불어 내부적으로 계약 파기 논의 등의 내용을 흘리면서 주도 면밀하게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러한 움직임에 전혀 대응하지 않다가 어제 론스타측으로부터 계약 파기 서류 전달과 통보를 받아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어제 협상 종료 발표로 국민은행도 상당히 분주했는데, 국민은행의 반응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국내 은행권의 리딩뱅크로 도약하려하던 국민은행의 '꿈'도 당분간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S : 중장기 성장전략 수정 불가피)

또, 아시아 리딩뱅크로 한 단계 올라선 뒤 글로벌뱅크로 다시 한번 도약하려 했던 국민은행의 중장기 성장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9월말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9월말 현재 216조원으로 우리은행 178조와 신한은행 184조원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금융지주그룹 기준으로는 신한지주가 총자산 217조원인 데다 내년초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단번에 1위권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또, 우리금융그룹도 9월말 총자산이 199조원으로 국민은행을 위협하고 있어 결국 현 경쟁 체제에서 국민은행의 부담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S : 외환은행 상호보완재 성격)

외환은행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그리고 국내와 해외 부문에서 국민은행의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강해 리딩뱅크 부상에 필요한 촉매제였습니다.

특히 외환은행이 국내 최대 해외영업망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은행의 글로벌뱅크로 도약하려는 전략에 가장 적합한 인수 상대였습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어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나름대로 독자적인 해외모델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사실상 대폭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앵커>>

계약을 파기한 론스타도 결국 대안을 마련하고 파기했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면 외환은행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계약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대안은 국내 금융기관을 배제한 제3자로의 인수자 물색입니다.

<CG> 외환은행 재매각 입찰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바클레이즈, HSBC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 문제가 향후 변수입니다.

외국계 은행들은 국내 여론 등의 부담에서 벗어나 매각 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대금결제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가능성이 높은 상탭니다.

(S : 매각 지연시 투자원금 회수)

제3자로의 매각마저 여의치 않다면 외환은행을 계속 보유한 채 우량자산 매각 등을 통한 고율의 배당 챙기기로 투자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습니다.

(S : 12월 재매각 '분수령'될 듯)

결국 다음달까지 매각 주간사의 움직임이 상당히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12월전 제 3의 인수자를 찾는 등 매각이 의외로 빨리 진전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하지만, 12월을 넘겨 재매각 추진이 늦어질 경우 론스타는 결산기 현금배당을 통해 이익 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환은행의 독자생존론도 일부 거론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환은행 노조나 일부 시민단체의 바람과 생각일 뿐, 론스타에게는 논외 대상입니다.

검찰의 수사 발표후 법정 공방이 끝나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이 박탈될 수 있지만, 그 정도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면, 론스타는 국민은행과의 협상을 파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