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이후 5년여 만에 SBS 통해 방송 컴백
옹호론 늘었지만 여전히 싸늘한 시선 부담

마침내 황수정도 본격적인 컴백을 시도한다.

황수정이 왁스의 뮤직비디오를 거쳐 SBS TV 드라마를 통해 연예계에 복귀한다는 소식이 연예가의 핫뉴스다.

2001년 11월 마약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불명예 퇴장당한 후 5년여 만이다.

급변하는 연예계에서 5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특히 황수정에 앞서 같은 마약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다른 연예인들의 복귀에 걸린 시간에 견주어보면 갑절 이상이다.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여전히 누리꾼 사이에서는 그의 복귀를 놓고 찬반 격론이 펼쳐지고 있다.

그 까닭은 사랑이 깊었던 만큼 배신감도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황수정은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로 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MBC TV 드라마 '허준'에서 맡았던 '예진 아씨'는 '허준'의 높은 인기와 함께 그를 '참한 한국 여성'을 대표하는 스타로 만들었다.

당시 그는 며느릿감, 신붓감을 묻는 각종 조사에서 1위를 도맡으며 정숙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바로 그럴 때 남자 문제와 결부된 마약 사건이 터진 것. 그를 향한 사랑은 곧바로 깊은 배신감으로 돌변했으며 '예진 아씨'와 오버랩된 황수정을 향한 대중의 판타지는 산산이 부서짐과 동시에 그에게 날카로운 비수가 돼 돌아왔다.

한마디로 '여신'의 추락은 가혹했다.

그로 인해 황수정은 다른 연예인들보다 훨씬 긴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그가 복귀를 꾀했다 해도 최정상에서 추문과 함께 밑바닥으로 급전직하한 그가 당장 설 자리는 없었다.

이 때문에 2004년 4월 대형 매니지먼트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서도 그는 컴백까지 2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연예게 복귀를 준비한 황수정은 결국 드라마나 영화보다 대중의 저항감이 덜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컴백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말 인터넷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대부분 '범죄자의 컴백 반대'라는 원론적 이유를 들었지만 그 중에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보고 싶지 않은 연예인도 있는 것"이라는, 과거 황수정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의견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역으로 새삼 황수정의 예전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에 반해 찬성하는 쪽은 "물의를 일으켜도 3개월이면 금세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복귀하는 연예계에서 5년은 충분히 긴 시간"이라며 최정상의 위치에서 한창 꽃피웠을 5년의 시간에 대해 동정표를 던졌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와 달리 지상파방송 드라마 복귀는 더욱 첨예한 문제다.

"온 가족이 보는 TV에 나올 수 있느냐"는 비난의 화살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드라마는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 표시가 붙어 심야에 방송되는 금요드라마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비난 여론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높다.

성인들, 그 중에서도 주부들이 주시청층이라는 점이 SBS의 결단에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황수정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다음달 공개되고, 드라마는 내년 1월5일 첫 방송할 예정이다.

그가 과연 컴백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또 예전의 인기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까.

이제 시청자들의 판단이 남았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