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동차업종 내 대장주인 현대차가 15개월 만에 6만원대까지 하락하는 진통을 겪으면서 자동차업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가 일시적이라면 좋은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지만 이것이 장기화되면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자동차업종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비중확대'를 권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완성차 업체 실적은 2000년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4분기는 가동률 상승과 신차 효과로 인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임채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실적을 감안할 때 현 주가는 크게 저평가된 것"이라며 신차 효과가 예상되는 현대차와 환율 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을 덜 받는 현대모비스를 추천했다.

다만 '떨어지는 칼날은 피하라'는 증시 격언처럼 현대차의 하락 추세가 진정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내년 자동차업황도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내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는 데다 미국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자동차산업 채산성은 환율 안정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와 해외 법인의 지분법평가익 반영으로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 역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최우선 추천주로 꼽으며 각각 목표주가 10만5000원,12만원을 제시했다.

기아차대우차판매의 고성장을 점치는 분석도 있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현지화와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가시화돼 기아차 성장이 현대차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차판매도 GM대우의 내수 확대를 기반으로 높은 성장세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도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없는 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수출 둔화가 예상되는 데다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용수 SK증권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나빠진 업체가 늘며 업체 간 전략적 제휴와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 애널리스트 분석 - "완성차 업체 선진시장 점유율 체크" ]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자동차업체들은 높은 수준의 품질을 보유한 신차를 꾸준히 출시했고 덕분에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판매 성과는 매우 우수했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환율 하락,내수 부진,해외시장 경쟁격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속하게 악화됐다.

이 같은 경영실적 악화의 부정적 영향은 선진 시장의 판매둔화로 이어졌다.

특히 최대 성장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설비 증설이 집중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가 충분한 마진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2~3년간 선진 시장과 개도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경영환경 악화로 성장 잠재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조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환율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해외 생산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이를 통해 선진 시장 내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시화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오히려 원화 강세 영향을 덜 받고 AS부품분야의 성장성이 돋보이는 현대모비스나 중국 생산 시설 확충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매수' 추천한다.

고객 다변화 능력과 높은 기술을 지닌 한라공조도 매력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