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자인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어요. 멋있고(슈앙) 대단해요(리하이)."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이미 디자인 강국이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24일 개막,사흘간 세무상성(무역전시관)에서 계속된 한국 산업디자인전 '디자인코리아2006'에 참가한 중국인들은 연신 "팅하오(정말 좋다)"를 연발하며 한국 제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번 행사는 2004년 베이징전에 이어 해외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한국의 산업디자인전. 다담디자인 등 디자인전문회사 39개사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디자인 우수기업 12개사 등이 참가했다.

행사장에는 첫날에만 1만3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상당수 관람객은 삼성전자 휴대폰에서부터 유닉스전자의 고데기에 이르기까지 단 하나도 놓칠 수 없다는 듯 꼼꼼하게 사진을 찍고 수첩에 제품의 특징을 기록했다. 이들은 특히 폐관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삼성전자 부스와 에넥스,굿디자인제품관 등 가전제품 전시장에서 발길을 떼지 못했다.

전시회 참관을 위해 광저우에서 온 대학생 전징씨(22·여)는 "한국,특히 삼성전자의 디지털기기들은 기능도 훌륭할 뿐더러 디자인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군더더기가 전혀 없으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이용한 에넥스 디자인연구소장은 "전시 중인 주방·거실 가구를 통째로 사고 싶다는 제안이 하루에도 대여섯 차례 들어온다"고 전했다.

전시회를 본 중국인들은 하나같이 "중국도 분발해 한국처럼 디자인 강국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한에서 온 공무원 전화펀씨(49)는 "10년 전만 해도 한국 디자인이 이처럼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것 아니냐"며 "하지만 중국 정부도 디자인산업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도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일규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앞으로 디자인진흥원 중국사무소를 개설해 민간 분야의 한·중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한국 디자인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상하이=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