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미술시장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한국화에도 다시 '봄'이 올까.

최근 들어 청전 이상범을 비롯해 소정 변관식,이당 김은호,의제 허백련 등 화원과 선비들의 작품들이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화랑가에도 한국화 전시가 잇따르면서 바닥세의 한국화 시장에도 매기가 쏠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화랑의 '한국화 12명가(12월1일~9일)'전을 비롯 동산방 화랑의 '전통회화 명문가 3인전'(28일까지),삼성미술관 리움의 '조선말기 회화전(내년 1월28일까지)'등이 대표적인 기획전.전통 한국화의 맥을 짚고 이들 화가의 혼탁한 시대 속에서 빚어낸 다채롭고 격조 높은 작품을 보여준다.

젊은 작가 전시로는 학고재의 이의재ㆍ안인경 개인전(29일까지)에 이어 최혜인 개인전(25~12월5일), 갤러리 스케이프의 김정욱 개인전(12월26일까지)등이다.

서울 관훈동 노화랑은 '한국화 시장의 부양'을 위한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상범 변관식 허백련 노수현 김은호 김기창 장우성 서세옥 박노수 민경갑 이영찬 천경자 등 대가들이 참여하는'한국화 12명가'전은 감상을 겸해 투자도 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전의 '추경산수(66.5×55.5cm)'를 비롯 변관식의 '관폭도(40.5×50cm)',허백련의 '하경산수(33×46cm) 등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가격대는 점당 500만원부터 2억원대까지 다양하다.

뉴욕에서 투병 중인 천경자씨의 채색화 '브라질 이과스의 폭포'가 2억원대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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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의 '조선말기 회화'전 역시 유숙의 '홍백매도8곡병(보물 1199호)'과 김정희의 '반야심경첩(보물 57호)' 등 보물 2점,장승업 허련 김정희 안중식 김수철 홍세섭 등의 대표작 80여점이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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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까지 동산방화랑에서 계속되는 '전통회화 명문가 3인전'에서는 소정을 비롯 외할아버지인 소림(小琳) 조석진(趙錫晋·1853~1920),소림의 조부인 임전(琳田) 조정규(趙廷奎·1791~?) 등 3명의 작품 6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기간 동안 관람객만 5000명을 돌파했다.

(02)733-5877

1세대 미술 애호가들이 수집했던 작품을 자손들이 내다 팔면서 경매시장에도 한국화가 자주 등장하는 추세다.

천경자씨를 비롯해 이상범 박생광 이왈종씨 등이 한국화의 대표적인 '블루칩 작가'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노화랑의 노승진 대표는 "지난 30여년간 서양화와 중국 미술에 밀려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분위기가 위축된 한국화 시장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세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