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함열읍 양계장에서 발생한 의사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검사 결과가 고병원성으로 판정났다고 한다.

닭 오리 같은 가금류뿐 아니라 사람에게까지 감염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다름아니고 보면 참으로 우려스럽다.

고병원성 AI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사람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50%를 넘는 점만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바이러스가 변이(變異)를 일으켜 신종 전염병으로 번질 경우 사망인구가 최소한 몇 백만명에 달할 것이란 추정까지 내놓고 있다.

세계 각국이 AI가 발생하면 주변지역 가금류를 즉각 모두 살(殺)처분하고 있는 것도 그런 연유다.

경제적 피해 또한 막대하다.

익혀 먹기만 하면 인체에 해가 없다고는 하지만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소비가 급감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관련 농가나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수출기업들 또한 해외판로가 봉쇄되면서 낭패를 겪게 마련이다.

따라서 정부가 AI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린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AI발생 농장 500m 반경 안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는 것은 물론 3km 반경내 위험지역에서 생산된 계란과 오리알도 모두 폐기키로 했다.

주변지역의 농장 소독과 외부 출입자 및 출입차량 통제 같은 방역 조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조치들만으로 과연 안심해도 좋은가 하는 점이다.

AI바이러스는 철새들이 옮기는 탓에 유입 자체를 차단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AI발생국가가 43개국에 이르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2003년 말 이후 AI청정지역으로 분류돼오던 우리나라에서 3년 만에 재발(再發)한 것이란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갖게 한다.

따라서 정부는 AI방지 및 치료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철새들의 이동경로와 이동상황을 철저히 분석해 가금류와의 접촉 루트 자체를 미연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100만명 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AI치료제 타미블루의 확보물량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전인구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타미블루를 확보할 계획이란 점은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예기치 않은 피해를 입은 농가와 관련업체들에 대해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