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의료관광을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었던 건 민간 영리병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태국에서는 공공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국공립 병원과 달리 민간 영리병원들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싼 진료비를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유능한 의료진과 첨단 장비에 투자하고 외국인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년 말 현재 태국의 민간 영리병원은 320개에 이른다.

전체 1300여개 병원 중 약 25%를 차지한다.

이들 민간 병원 가운데 범룽락병원 방콕병원 사미티벳병원 제타닌인스티튜트 등 13개 병원과 의료재단은 태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도 하다.

태국에선 민간병원에 규제가 거의 없다.

범룽락병원 등 주요 민간병원의 진료비는 일반 국공립 병원의 3~4배,개인의원에 비해선 10배나 비싸다.

규제가 없다 보니 민간병원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태국 의료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바탕엔 규제의 틀에서 벗어난 민간 영리법인이 있었다는 얘기다.

태국의 의료서비스도 원래는 공공 의료기관 중심이었다.

그러나 1967년 태국 정부는 의료시장을 개방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태국 병원의 49%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시로선 파격 조치였다.

이런 개방과 규제철폐가 태국 민간병원들의 경쟁력 토대가 된 셈이다.

물론 태국 민간병원이 모두 성공적인 건 아니다.

민간병원의 절반 정도는 적자를 본다.

그러다 보니 민간병원과 국공립병원 간의 양극화가 문제다.

비싼 민간병원은 환자를 유치하는 데 혈안인 반면 싼 의료보험이 적용돼 병원비가 저렴한 국공립병원엔 환자들이 넘쳐난다.

이 같은 격차를 좁히는 게 태국 의료산업의 과제이기도 하다.

프라파 웡페트 태국민간병원협회장은 "민간병원과 국공립병원을 접목시켜 모든 사람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이 높아야 외국인 환자들도 더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