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서커스단인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단'이 내년 3월29일 서울 잠실운동장 텐트극장에서 펼칠 '퀴담'공연을 앞두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주요 레퍼토리를 공개했다.

이 극단이 전세계에서 공연 중인 13개 서커스쇼 중 'KA'(카) 'O'(오) 등 5개 레퍼토리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설 공연되고 있다.

◆기존 서커스와 차별화한 신개념 쇼=MGM그랜드호텔에서 공연중인 'KA'(카)는 상반된 문명의 충돌을 특수효과가 가득한 서커스쇼로 보여준다.

무대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벗어나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수평면으로만 인식돼 온 무대가 수직벽으로 바뀌고 회전까지 한다.

그곳에서 배우들은 칼과 불 등을 동원해 역동적인 서커스를 펼친다.

'O'에서는 무대가 물이며,'러브'에서는 비틀즈 음악이 서커스와 결합해 제시된다.

서울에서 공연될 '퀴담'은 고독한 현대인을 동화의 나라로 인도하는 작품.8~9명의 러시아 연기자들이 공중에서 몸을 던져 서로 맞잡는 마지막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1996년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이래 지금까지 16개국에서 5000만명을 동원했다.

국내에선 마스트엔터테인먼트사 주관으로 78회에 걸쳐 공연될 예정이며,1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블루오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캐나다 광대 출신 기 랄리베르테가 1984년 창단한 '태양의 서커스'는 철저히 신개념 쇼를 추구해 성공한 기업이다.

서커스에다 라이브음악과 안무,연극적 요소 등을 도입해 기존 서커스와 차별화했다.

특히 대자본을 투입한 신기술이 백미다.

무대가 수직으로 서고 회전까지 하는 '카'의 경우 총제작비가 브로드웨이 초대형 뮤지컬 제작비의 10배 이상인 1850억원에 달한다.

그렇지만 지난 2004년 개막된 이래 평균 150달러짜리 티켓이 전석 매진되고 있어 개막 5년 만인 오는 2009년께 투자비를 전액 회수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150여명의 단원이 내한하는 '퀴담'의 최초 제작비도 비슷한 규모이며 흥행성적도 유사한 패턴을 보여왔다.

◆연간 입장료 수입만 7000억원='태양의 서커스'는 13개 쇼로 연간 7억달러(약 7000억원)를 벌며,2억달러의 순익을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제한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동일한 쇼를 전세계 한 곳에서만 선보이며 제작된지 15년이 되면 쇼를 자동 폐기처분한다.

태양의 서커스가 지난 1992년 라스베이거스에 처음으로 서커스쇼를 선보인 이래 라스베이거스는 전세계 쇼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과거에는 성인용 쇼들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쇼들로 '진화'했다.

그만큼 관광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공연 수입이 카지노 수입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