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수택동 상권의 기폭제는 지난해 12월 개통한 구리역과 도농,덕소,호평 등 택지개발지구에 잇따라 들어선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이다.

현재 시간당 3~4편이 고작인 전철편이 대폭 확충돼 신규 택지개발지구를 오가는 교통이 편리해지면 인구 20만명에 불과한 구리시 소비자들은 물론 주변 도시 주민들까지 수택동으로 몰려들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구리 남양주 일대를 통틀어 수택동만큼 큰 상권이 다른 곳에 형성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전철 교통이 지금보다 더 편리해지면 종로 청계천 등 서울 도심으로 젊은이들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곳의 랜드마크 격인 구리역과 GS백화점에서 돌다리사거리를 잇는 대로변은 아직 성숙되지 않은 상권이다.

이면에 공원이 형성돼 이면 상권이 발달할 여지가 없는 데다 출퇴근 인구의 동선이 공원과 대로 양쪽으로 갈라져 신축 상가들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다.

유명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점들이 기대만큼 매출이 오르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신축건물인 만큼 월세가 1층 10평 기준 300만원 이상으로 서울 건대입구역 상권 수준이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상권이 성숙해질 때까지는 실속이 없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건너편에는 전자전문점인 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나란히 문을 열고 있다.

가전제품을 목적 구매하려는 사람들 외에 유동인구가 적어 로드숍을 하기엔 적절하지 못한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돌다리사거리에서 중앙예식장을 잇는 북쪽 대로변은 주부들이 많이 다니는 동선이다.

따라서 여성의류,잡화,미용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건너편의 구리종합시장쪽 대로변에 비해 월세가 절반 수준(1층 10평 기준 100만~300만원)이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점심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은 이 곳에 원할머니보쌈이나 놀부와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 외식점을 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앙예식장 코너에 자리잡은 '신선설농탕'은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구리종합시장과 대로변 판매 상가,유흥가를 아우르는 일명 '돌다리상권'은 수택동상권의 핵심으로 재래시장을 중심축으로 로드숍과 유흥업소 등이 시장을 둘러싼 희귀한 곳이다.

일반적으로 잡다한 상품을 한 곳에 모아놓은 재래시장과 유명 브랜드 위주의 로드숍은 따로 떨어져 무리를 이루게 마련이다.

그러나 돌다리 지역에서는 재래시장 골목길을 끼고 더페이스샵(화장품),베이직하우스(의류),다이소(생활용품) 등 유명 브랜드 가게들이 즐비하다.

이는 넘치는 유동인구를 겨냥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대로변에 점포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시장 특성상 주부들이 유동인구 중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방과후엔 여고생들도 상당수가 무리지어 이 곳으로 몰려든다.

대로변 판매상가는 권리금이 2억~3억원을 호가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황금입지로 꼽힌다.

의류 화장품 베이커리 패스트푸드점이 나란히 자리잡은 이 곳 가게들은 보통 한 달 매출 7000만원 이상,순익 2000만원 이상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포 시세가 비싸고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아 신규 창업자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는 "시장 메인 골목에 '보물상자' 형태의 잡화점이나 팬시점을 한다면 학생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시장과 주택가의 경계를 이루는 마지막 골목에는 '오예스몰'이란 쇼핑몰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 천호동 로데오거리,노원역세권 등 도로변 판매상권이 발달한 지역에 홀로 선 쇼핑몰들이 대부분 고전하듯이 이 쇼핑몰도 손님이 적어 썰렁한 분위기다.

도로변의 1000원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성황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 쇼핑몰 2층의 1000원 균일가 생활용품점은 한산하다.

초보 창업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시장 마지막 골목이 신규 창업 유망지역이라고 얘기한다.

유동인구가 뒷받침되는 데다 점포시세가 대로변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곳에서 주부 대상의 중저가 패션,잡화,신발,속옷점을 하는 게 괜찮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