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체인 Y사는 최근 자사의 여직원을 괴롭히는 '스토커' 때문에 덩달아 곤욕을 치렀다.

이 스토커가 Y사 인터넷 홈페이지의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회사 고객 정보를 빼낸 후 이 고객들에게 휴대폰으로 욕설과 음란한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Y사는 고객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자 고민 끝에 중소기업고문변호사단을 찾았다.

상담을 맡은 변호사는 고객들이 고소를 할 경우 Y사측이 되레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Y사 역시 피해자임을 조속히 증명토록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의뢰할 것을 권했다.

Y사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수사 의뢰 사실을 알리니 우리 회사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줬다"며 "아직 스토커가 검거되진 않았지만 중소기업고문변호사단 상담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고문변호사단(특별위원회장 임영화 변호사)이 중소·벤처기업들의 '법률문제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고문변호사단은 자체 고문변호사를 두기 힘든 중소·벤처기업들의 법률문제를 상담해주는 법률서비스단체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운영하고 신한은행,중소기업청,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고 있다.

현재 매월 60~70건의 법률 상담을 진행하며 중소·벤처기업들의 법률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상담한 건수는 무려 8860건에 이른다.

중기고문변호사단이 중소·벤처기업들에 각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로 거대한 '인력풀'이 꼽힌다.

중기고문변호사단에는 국내 어느 로펌보다도 많은 657명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회원기업들은 이들 가운데 1명을 지정해 고문변호사로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

최근 외국 잡지사 상표 사용문제를 상담한 회원기업 E사 관계자는 "고문변호사가 특정기업을 전담해 지속적으로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대기업처럼 자체 변호사를 둔 것 같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 내용도 민사,형사,상사를 비롯해 가사,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법률 영역을 망라한다.

상담 비용도 저렴하다.

중소·벤처기업은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연회비 30만원만 내면 연중 무료로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연 300만~600만원 수준인 통상적인 고문변호사 자문료의 10분의 1 이하 액수다.

임영화 특별위원회장은 "중소기업들은 법률문제에 평소 신경을 쓰지 않다 부실한 계약 등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법률문제가 조금이라도 발생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주저없이 중소기업고문변호사단을 찾아 줄 것"을 희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