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아파트 분양가의 적정 수준이 이슈가 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소리소문없이 분양에 나서는 이른바 '깜깜이' 마케팅이 잇따르고 있다.

당국의 세무조사 등을 의식,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언론을 통한 광고 등 홍보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타깃 고객층만을 상대로 입소문을 이용해 아파트를 분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주로 가구 수가 적은 소규모 단지를 분양하는 업체들이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하는 추세다.

최근 A건설이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에서 분양한 단지(일반분양 145가구)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 단지의 분양대행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분양가가 평당 920만~1206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아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만 알렸을 뿐 이렇다할 홍보를 하지 않았다"며 "기본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서울 상도동 B사의 아파트 단지(162가구)도 홍보를 최대한 자제한 채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조용히' 청약을 받았다.

강남구 도곡동에서 역대 최고가인 평당 3000만원 선으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C사 역시 입소문을 이용한 마케팅전략을 짜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전조사결과 수요층은 충분할 것으로 분석돼 요란한 홍보를 통해 공연히 화제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세무조사 등에 대한 우려로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며 "고분양가 논란이 사그라지기 전까지는 이 같은 마케팅이 많이 이용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