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파기한 미국계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에서 고배당을 챙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에서 고배당을 받겠다는 론스타의 계획과 관련,"은행의 배당 정책은 주주총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지만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고배당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으로서 그냥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은 일반 회사와 달리 공적 기능을 갖고 있는 데다 금융감독의 건전성 관리를 받는 금융기관"이라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건전성을 훼손시킬 정도의 고배당을 할 정도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에서 현금이 대규모로 빠져 나가는 고배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대동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은 이와 관련,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배당 규모와 은행 건전성 훼손 여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 장기화로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파기한 론스타는 배당으로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환은행이 올해 결산에서 상법상 가능한 배당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며 외환은행이 실제로 이들 전부를 배당할 경우 론스타가 손에 쥐는 배당 금액은 지분율 64.6%와 배당소득세 등을 감안해 1조1200억원에 이른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64.62%의 원가는 2조1547억원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