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순한(light) 담배' 집단소송에서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의 손을 들어줬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일리노이주 대법원이 지난해 12월14일 필립모리스에 대한 101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기각한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3년 넘게 계속된 소송전에서 필립모리스가 최종 승리했다.

이 사건은 필립모리스가 1971년 이후 30여년간 순한 담배란 용어를 사용하며 애연가들을 기만했다면서 110만명의 라이트 담배 흡연자를 대신해 집단소송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2003년 3월 일리노이주 순회법원은 필립모리스가 라이트와 저(低)타르란 표현을 자사 제품에 사용함으로써 애연가들을 속였다면서 71억달러의 손해배상과 함께 30억달러를 벌금으로 내도록 판결했다.

필립모리스는 101억달러를 내놓으면 회사가 파산할 수밖에 없다며 주 대법원에 상고했다.

주 대법원은 미 공정거래위원회(FTC) 규정을 거론하면서 필립모리스가 라이트나 저타르란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으나 동시에 이 담배들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에 FTC 규정과 주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순회법원의 판결을 뒤집었다.

한편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에서는 '순한 담배 광고'에 대한 또 다른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이 라이트 저타르 마일드 등의 문구가 기재된 담배의 판매와 광고를 전면 금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선고한 뒤 지난달말 연방항소법원이 항소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이같은 문구를 쓰는 것을 허용한다고 하급심 결정을 번복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