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은 한화건설(사장 김현중)의 '인천 한화에코메트로'가 선정됐다.

상반기에 비해 응모작도 늘고 주거작품들의 수준도 크게 향상돼 종합대상과 아파트부문 등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하반기 종합대상에 오른 '인천 한화 에코메트로'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초대형 해안주거단지여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주거지역으로서 바닷가는 입지적 장·단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쾌적한 주거단지 구현이 쉽지 않은 데도 기능성을 강조한 뛰어난 단지설계와 건물배치,리조트 못잖은 편의시설 조성 등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선진국형 해안주거단지'로 만들어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건축물을 포함한 단지의 전체적 공간구성에서 친환경·친건강 등 '웰빙개념'을 구체화했다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신개념 '리조트형 해안도시'

한화에코메트로는 24만평 규모의 반백년 처녀림과 해안선으로 둘러싸인 공장부지를 조화시키기 위해 국내 최초로 '리조트형 해안주거단지'라는 컨셉트를 도입했다.

입주민들이 주거단지 내에서도 사계절 휴양을 만끽할 수 있는 해양주거단지로 만들어보겠다는 아이디어인 셈이다.

단지내 녹지율이 44.25%에 달하고 단지 앞쪽에 탁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어 계획만 잘 이뤄지면 과장도 아니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친환경 리조트형 해안주거단지 조성을 위해 우선 단지 전체의 공간개념을 '도(道)·수(水)·락(樂)'이란 3대 요소를 적용했다.

'도(道)'는 단지 내 주민들의 이동공간 구성개념이다.

인도와 차도를 철저히 분리해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단지로 꾸민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인도(人道)개념에서 벗어난 보행녹도(4.8km)를 고안했다.

이 도로는 차도로부터 일정거리를 띄우고 사이에 녹지를 조성해 자동차 주행과 도로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산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에코메트로 개별 단지와 24만평의 처녀림,단지 내 테마광장 등과 네트워크로 연결시키고 중간중간에 멋진 디자인의 에코브리지(육교)도 설치된다.

단지 외곽의 공간구성은 '수(水)'를 테마로 삼았다.

소래포구 인근 해안가를 입주자의 휴식공간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개념이다.

우선 해안을 따라 조깅코스를 조성하고 기존 유수지를 활용해 약 1만2000평 규모의 '호수공원'을 만들도록 했다.

아울러 각 개별단지에는 인공 실개천,분수,연못 등을 조성해 이들 해안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락(樂)'은 입주민들이 주거단지 안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레저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지 내에 특화된 에코파크(소규모 휴양림)를 만들어 도심 전원생활이 가능토록 했다.

이 같은 단지조경과 테마시설 외에도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건강공간 구성도 탁월하다.

건강공간은 전체 단지를 7개 블록으로 구분해서 기획됐다.

동선을 줄여서 입주민들이 번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7개의 블록은 종합스포츠센터존,실버존(의료시설),학습존(어린이도서관),자연체험존(야외학습장),문화·교양존(공연장),예술존(미술관,전시관),환경존(친환경 부대시설)과 자연존(조경시설)으로 분리해 각 시설 간 효용성을 높인 게 돋보인다.

또한 50여년간 원형 그대로 보존된 천연숲이 훼손되지 않도록 아파트 배치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이로 인해 각 동의 모든 가구에서는 바다,숲,호수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이로써 올해 종합대상을 수상한 인천 한화 에코메트로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수작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해안주거단지의 랜드마크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인천 에코메트로' 통해 글로벌기업 도약

2001년 '꿈에그린'브랜드를 도입하고 전국에 3만여가구의 주택을 성공적으로 공급해 주택업계 신강자로 부상한 한화건설은 올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도시개발사업인 '한화꿈에그린월드 에코메트로'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 건설회사'로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천 에코메트로는 그룹의 모태인 인천 화약공장 부지에서 시행하는 사업인 데다 국내 최대 규모(1만2192가구)의 민간택지개발사업이어서 2002년부터 심혈을 기울여오고 있다.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이곳은 그야말로 한화건설이 원하는 '꿈에그린 신도시'로 탈바꿈되는 셈이다.

한화건설은 매년 15%의 성장률을 유지해 2010년까지 건설업계의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주력사업인 주택분야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토목과 플랜트사업에 적극 진출해갈 방침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 인터뷰 / 김현중 사장 >

김현중 한화건설 사장은 2006년 한경주거문화대상 종합대상 수상이 내년부터 '글로벌기업'으로 입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미래비전 수행에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 사장은 또 "회사가 2002년부터 매년 22%의 고속성장을 지속해온 데는 모든 임직원들이 일심동체로 노력해온 결과여서 자신은 행복한 경영자"라며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하지만 김 사장의 공로도 만만치 않다는 게 회사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취임 7년째인 그의 장기집권(?)이 말해주듯 회사의 비약적 성장은 그의 재임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이후 곧바로 경영방식을 '디벨로퍼형'으로 과감히 바꿨다.

개발·시공을 병행할 경우 기존 단순시공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높기 때문이다.

'인천 에코메트로'사업도 그동안 성공을 거듭해온 디벨로퍼형 개발사업이 배경이 됐다.

한화건설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수주 25%,매출 22%의 고속성장 여세를 몰아 2010년에는 국내 10위권의 선도건설사 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기업으로서 비전도 착착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주택건설 중심의 현행 사업구도를 플랜트·토목·환경사업 등을 확대하고 해외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의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진출지역을 과감히 넓히면서 글로벌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게 김 사장의 결심이다.

플랜트사업의 경우 그간 화공·발전플랜트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해온 덕분에 사업확장에 자신이 있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