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한국인 과학자가 뛴다] (8) 우주공학..'한국의 눈' 아리랑 위성 주역 이주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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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8일 오후 4시5분,러시아 플레세츠크 우주발사기지.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를 실은 발사체 '로콧'이 굉음과 함께 하늘로 향했다.
아리랑 2호 제작과 발사의 총괄 책임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박사(54·위성기술사업단장)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조용히 닦아냈다.
그는 "우리도 이제 우주에 '한국의 눈'으로 불릴 만한 지상 1m의 물체를 식별하는 위성체를 보유함으로써 세계 6~7위권의 당당한 우주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위성 개발을 시작한 1990년대 초에는 일본과 기술 격차가 30년 이상 벌어졌지만 이제는 10년 정도로 좁혀졌다"고 덧붙였다.
아리랑 위성 개발의 주역 과학자인 이 박사는 1975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로 돌아와 처음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역학물성 분야를 연구했다.
1991년 우연찮게 항우연으로부터 아리랑 위성 발사 등 우주개발 사업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이후 위성체 기술 국산화 연구에 주력하고 1999년 우주에 쏘아 올려진 아리랑 1호와 이번 2호 발사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아리랑 2호 개발과 발사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요. 러시아측에서 발사체에 태극기 로고를 붙일 수 없다고 고집해 3박4일간 실랑이를 벌여 겨우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공동 개발한 고성능 카메라에 두 차례나 문제가 생겨 현지에서 수리를 했으나 상대방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발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뻔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우리 연구원들은 당초 발사 예정이던 올해 초에 맞추기 위해 현지에서 작년 크리스마스와 연초에도 불구하고 보름 동안 밤을 새우면서 일했지요. 그런데 급할 것 없는 이스라엘 연구원들은 처음에 못 본 척하더니 나중에는 수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더군요." 이 박사는 이제 2008년께 발사할 아리랑 5호 제작과 발사를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는 "아리랑 5호에는 구름이 끼거나 밤에도 촬영이 가능한 전천후 레이더영상(SAR) 장치가 장착돼 한층 뛰어난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위성체 분야 과학자로는 이 박사와 함께 위성기기 제조 벤처회사인 아태위성산업을 경영하고 있는 류장수 박사(54)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류 박사는 아리랑 1호 제작 발사를 총괄 지휘했다.
그는 "1호 제작을 위한 기술협력사인 미국 TRW사와 계약할 때 '실용급 위성제작 기술을 완전히 익혀 앞으로는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TRW사의 책임자이던 이재민 사장(46·GSI위성정보기술)은 "1호를 개발하던 시기인 1998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고 북한에서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해 제작이 무산 위기까지 갔으나 류 박사가 우리 정부와 TRW를 끈질기게 설득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성체 분야에서는 항우연 최해진(48·아리랑 3호 사업단장),이상률 박사(46·아리랑 5호 사업단장)와 항공대 장영근 교수(49)도 주목받는 과학자들이다. 이들은 아리랑 1호 개발 당시 위성 개발 '삼총사'로 불리기도 했다.
장 교수는 현재 항공대 학생들과 주먹 만한 초소형 위성 '한누리호'를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위성체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학자로 최순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75)가 꼽힌다.
그는 1989년 KAIST에 인공위성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제자들을 영국 등에 대거 유학 보내 위성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등 위성 개발의 초석을 놓았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등을 개발했다.
위성 발사체 분야에서 한국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기술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2002년 국내 최초로 액체로켓 'KSR-Ⅲ'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항우연의 채연석(55),조광래(47),설우석 박사(44)가 주목받는 과학자로 꼽힌다.
조 박사는 "2008년 말 목표로 추진 중인 우주발사체(KSLV-Ⅰ) 사업이 성공하면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인석(54),윤영빈 서울대 교수(44)와 러시아통인 김유 충남대 교수(62) 등이 로켓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위성을 지상에서 통제하는 위성관제 분야에는 아리랑 2호 관제 시스템을 국산화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김재훈(47·위성관제기술연구팀장),이병선(44),이상욱 박사(42)와 아리랑 1호 관제 시스템 개발을 총괄한 은종원 박사(54·한국과학재단 우주전문위원) 등이 주목받고 있다.
또 위성 탑재체 분야에서는 항우연의 백홍렬 원장(53)과 윤형식 박사(46)가,통신위성 탑재체 분야에서는 ETRI의 이호진,이성팔 박사가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위성 궤도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최규홍 교수(62)와 위성편대비행연구사업을 맡고 있는 박상영 교수(44)는 연세대에서,방효충 교수(42)와 탁민제 교수는 KAIST에서 위성궤도 및 자세 제어를 연구하고 있다.
김형명 교수와 강경인(위성연구실장),이상현(시스템공학팀장) 연구원 등은 KAIST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개발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
아리랑 2호 제작과 발사의 총괄 책임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박사(54·위성기술사업단장)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조용히 닦아냈다.
그는 "우리도 이제 우주에 '한국의 눈'으로 불릴 만한 지상 1m의 물체를 식별하는 위성체를 보유함으로써 세계 6~7위권의 당당한 우주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위성 개발을 시작한 1990년대 초에는 일본과 기술 격차가 30년 이상 벌어졌지만 이제는 10년 정도로 좁혀졌다"고 덧붙였다.
아리랑 위성 개발의 주역 과학자인 이 박사는 1975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로 돌아와 처음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역학물성 분야를 연구했다.
1991년 우연찮게 항우연으로부터 아리랑 위성 발사 등 우주개발 사업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이후 위성체 기술 국산화 연구에 주력하고 1999년 우주에 쏘아 올려진 아리랑 1호와 이번 2호 발사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아리랑 2호 개발과 발사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지요. 러시아측에서 발사체에 태극기 로고를 붙일 수 없다고 고집해 3박4일간 실랑이를 벌여 겨우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공동 개발한 고성능 카메라에 두 차례나 문제가 생겨 현지에서 수리를 했으나 상대방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발사 일정에 차질을 빚을 뻔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우리 연구원들은 당초 발사 예정이던 올해 초에 맞추기 위해 현지에서 작년 크리스마스와 연초에도 불구하고 보름 동안 밤을 새우면서 일했지요. 그런데 급할 것 없는 이스라엘 연구원들은 처음에 못 본 척하더니 나중에는 수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더군요." 이 박사는 이제 2008년께 발사할 아리랑 5호 제작과 발사를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는 "아리랑 5호에는 구름이 끼거나 밤에도 촬영이 가능한 전천후 레이더영상(SAR) 장치가 장착돼 한층 뛰어난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위성체 분야 과학자로는 이 박사와 함께 위성기기 제조 벤처회사인 아태위성산업을 경영하고 있는 류장수 박사(54)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류 박사는 아리랑 1호 제작 발사를 총괄 지휘했다.
그는 "1호 제작을 위한 기술협력사인 미국 TRW사와 계약할 때 '실용급 위성제작 기술을 완전히 익혀 앞으로는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TRW사의 책임자이던 이재민 사장(46·GSI위성정보기술)은 "1호를 개발하던 시기인 1998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고 북한에서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해 제작이 무산 위기까지 갔으나 류 박사가 우리 정부와 TRW를 끈질기게 설득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성체 분야에서는 항우연 최해진(48·아리랑 3호 사업단장),이상률 박사(46·아리랑 5호 사업단장)와 항공대 장영근 교수(49)도 주목받는 과학자들이다. 이들은 아리랑 1호 개발 당시 위성 개발 '삼총사'로 불리기도 했다.
장 교수는 현재 항공대 학생들과 주먹 만한 초소형 위성 '한누리호'를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위성체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학자로 최순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75)가 꼽힌다.
그는 1989년 KAIST에 인공위성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제자들을 영국 등에 대거 유학 보내 위성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등 위성 개발의 초석을 놓았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 등을 개발했다.
위성 발사체 분야에서 한국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기술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2002년 국내 최초로 액체로켓 'KSR-Ⅲ'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항우연의 채연석(55),조광래(47),설우석 박사(44)가 주목받는 과학자로 꼽힌다.
조 박사는 "2008년 말 목표로 추진 중인 우주발사체(KSLV-Ⅰ) 사업이 성공하면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인석(54),윤영빈 서울대 교수(44)와 러시아통인 김유 충남대 교수(62) 등이 로켓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위성을 지상에서 통제하는 위성관제 분야에는 아리랑 2호 관제 시스템을 국산화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김재훈(47·위성관제기술연구팀장),이병선(44),이상욱 박사(42)와 아리랑 1호 관제 시스템 개발을 총괄한 은종원 박사(54·한국과학재단 우주전문위원) 등이 주목받고 있다.
또 위성 탑재체 분야에서는 항우연의 백홍렬 원장(53)과 윤형식 박사(46)가,통신위성 탑재체 분야에서는 ETRI의 이호진,이성팔 박사가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위성 궤도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최규홍 교수(62)와 위성편대비행연구사업을 맡고 있는 박상영 교수(44)는 연세대에서,방효충 교수(42)와 탁민제 교수는 KAIST에서 위성궤도 및 자세 제어를 연구하고 있다.
김형명 교수와 강경인(위성연구실장),이상현(시스템공학팀장) 연구원 등은 KAIST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개발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