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자연스러움의 '힘'‥申丙澈 <브리지랩 대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申丙澈 < 브리지랩 대표 bcshin03@naver.com >
그로피우스(gropius)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는 현대조형예술의 산실인 바우하우스학원(현 바우하우스대학)을 만들었으며,40여년에 걸쳐 위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천재적인 건축가였던 그도 디즈니랜드의 설계와 시공을 진행할 때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다른 구조물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지만,디즈니랜드 내부의 각 도로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로피우스는 업무차 프랑스 남부의 시골을 방문하게 됐다. 그곳은 온 동네가 포도농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곳으로 포도를 사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농부들은 포도를 따서 길가에 내놓고 지나가는 차나 행인에게 포도를 팔고 있었다. 하지만 호객(呼客)하는 농부들에게 포도를 사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로피우스가 마을의 한쪽 끝에 있는 포도농장에 다다르자 수많은 자동차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곳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포도농장으로 길가에 놓여 있는 모금함에 5프랑을 넣으면 얼마든지 포도를 따 갈 수 있는 곳이었다. 5프랑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포도를 따 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사실 이 농장의 주인은 몸이 불편한 노부부로 포도수확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로피우스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을 제공한 노부부의 아이디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곧바로 디즈니랜드 내부 도로 연결에 활용했다. 숙소로 돌아간 그는 시공팀에게 "도로로 예정된 지역에 잔디씨를 뿌리고 예정보다 일찍 개방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씨를 뿌렸던 곳은 파릇파릇한 잔디로 덮여졌고,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잔디로 뒤덮였던 곳은 작은 오솔길들이 생겼다. 일정한 모양은 아니었지만 넓은 길과 좁은 길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주 자연스러운 길이 됐다. 그 다음해 그로피우스는 사람들이 남긴 이 오솔길에 인도(人道)를 만들었다. 그리고 1971년 런던 국제조경건축 심포지엄에서 디즈니랜드는 내부 도로 설계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원래 있는 모습 그대로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도한 인위(人爲)는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요즘 보면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손길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집은 사는 곳이지,투기하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투기하는 사람도,이것을 조정하려는 사람도 디즈니랜드의 오솔길처럼 자연스러운 수순(手順)을 밟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로피우스(gropius)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그는 현대조형예술의 산실인 바우하우스학원(현 바우하우스대학)을 만들었으며,40여년에 걸쳐 위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천재적인 건축가였던 그도 디즈니랜드의 설계와 시공을 진행할 때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다른 구조물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었지만,디즈니랜드 내부의 각 도로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로피우스는 업무차 프랑스 남부의 시골을 방문하게 됐다. 그곳은 온 동네가 포도농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곳으로 포도를 사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농부들은 포도를 따서 길가에 내놓고 지나가는 차나 행인에게 포도를 팔고 있었다. 하지만 호객(呼客)하는 농부들에게 포도를 사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로피우스가 마을의 한쪽 끝에 있는 포도농장에 다다르자 수많은 자동차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곳은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포도농장으로 길가에 놓여 있는 모금함에 5프랑을 넣으면 얼마든지 포도를 따 갈 수 있는 곳이었다. 5프랑만으로 원하는 만큼의 포도를 따 갈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했다. 사실 이 농장의 주인은 몸이 불편한 노부부로 포도수확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그로피우스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을 제공한 노부부의 아이디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곧바로 디즈니랜드 내부 도로 연결에 활용했다. 숙소로 돌아간 그는 시공팀에게 "도로로 예정된 지역에 잔디씨를 뿌리고 예정보다 일찍 개방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씨를 뿌렸던 곳은 파릇파릇한 잔디로 덮여졌고,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잔디로 뒤덮였던 곳은 작은 오솔길들이 생겼다. 일정한 모양은 아니었지만 넓은 길과 좁은 길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주 자연스러운 길이 됐다. 그 다음해 그로피우스는 사람들이 남긴 이 오솔길에 인도(人道)를 만들었다. 그리고 1971년 런던 국제조경건축 심포지엄에서 디즈니랜드는 내부 도로 설계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원래 있는 모습 그대로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도한 인위(人爲)는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요즘 보면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손길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집은 사는 곳이지,투기하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투기하는 사람도,이것을 조정하려는 사람도 디즈니랜드의 오솔길처럼 자연스러운 수순(手順)을 밟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