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가 '남반구의 할리우드'를 자처하면서 영화 기반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 버금가는 대형 스튜디오를 잇따라 설립,외국의 영화 제작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오클랜드시는 영화 제작소인 헨더슨 밸리 스튜디오를 대폭 확충,뉴질랜드 최대의 영화 및 음향 제작소로 만들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헨더슨 밸리 스튜디오는 부지 규모만 총 4ha에 달하는 영화 제작소로,'나니아 연대기'도 상당 부분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번에 확충하는 시설은 면적 2000㎡에 지상 15m 규모의 스튜디오다.

이 정도면 대형 2층짜리 영화 세트는 물론 빌딩 꼭대기에 매달린 헬리콥터까지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오클랜드시의 설명이다.

새 스튜디오 건립을 위해 시와 홍콩계인 토니 테이사가 700만뉴질랜드달러(약 44억5200만원)짜리 합작사도 설립했다.

오클랜드시는 새 스튜디오 설립에 따른 경제효과가 향후 5년간 3200만뉴질랜드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딕 허바드 오클랜드시 시장은 "해외 유명 영화 제작자들이 상당한 기술과 시설이 필요한 영화 후반작업을 뉴질랜드에서 진행하고 싶어한다"면서 "영화 제작자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고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 수가 적지 않기 때문에 영화산업 지원은 시 차원에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헨더슨 밸리 스튜디오 관계자는 "내년 2월 개봉되는 판타지 영화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도 이곳에서 제작된다"면서 "새 스튜디오 건립으로 뉴질랜드가 명실공히 남반구의 할리우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인구의 약 30%(116만명)가 거주하는 '경제 수도' 오클랜드와 달리 행정수도 웰링턴에는 '웰리우드(웰링턴과 할리우드의 합성어)'의 대부격인 피터 잭슨 감독의 촬영소가 자리잡고 있다.

다만 잭슨 감독 소유여서 해외 영화 제작자들의 이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뉴질랜드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