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4일(현지시간)부터 닷새 일정으로 미국 몬태나주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은 사실상 양국간 FTA협상 전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그 중요성이 크다.

내년 초 6차 협상이 예정돼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성사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협상의 핵심 쟁점들 가운데 아직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가닥이 잡힌 것은 없다.

이번 협상의 최대 이슈인 무역구제 절차 개선을 비롯해,의약품 선별등재와 관련된 미국의 가격결정 참여,농산물 개방,자동차 배기량기준 세제 등을 놓고 양국은 여전히 팽팽히 맞선 채 꼬인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들 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봐야 할 상황이다.

특히 무역구제 분야는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법상 연내에 미 행정부가 법개정의 필요성 여부를 의회에 통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이번에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앞으로 FTA협상 자체가 탄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협상이 사실상 시한(時限)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5차 협상의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는 점이 우리로선 크게 부담이고 걱정스런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발견된 뼛조각 문제로 분위기가 경색되고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미 의회를 장악한 것도 미국측의 더욱 거센 공세가 우려되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우리 측은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전략으로 진전된 성과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물론 핵심 쟁점들 가운데 어느 것도 우리가 쉽게 양보하거나 졸속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

그러나 협상은 결국 주고 받는 것이니 만큼,반드시 얻어내야 할 것에 대한 요구를 관철하는데 주력하고 양보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결단(決斷)을 내려야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이는 미국측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번에도 일부 시위대가 또다시 원정시위에 나서는 등 국내 반(反)FTA단체의 반발과 과격 시위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어느 때보다 협상력의 집중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합당한 의사표현의 수준을 벗어나 더 이상 협상을 방해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