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사회인 야구 출신 선수로 구성된 일본팀에 패하는 수모를 당하며 안팎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팀은 2일(한국시간) 알 라얀 구장에서 벌어진 일본과 풀리그 2차전에서 믿었던 마무리 투수 오승환(삼성)이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무너지면서 7-10으로 무릎을 꿇었다. 3일 약체 필리핀을 제물로 7회 콜드게임승(12-2)을 거두며 2패 후 첫 승리를 신고했지만 동메달 이상은 따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실무 행정의 총책임자인 하일성 사무총장은 "한국에 돌아가는 대로 야구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위신이 땅에 떨어진 야구 대표팀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채 남은 경기를 마쳐야 할 딱한 입장에 처했다. 창피하지만 당장 귀국할 수도 없고 풀리그를 마무리한 뒤 '남의 잔치'가 돼버린 마당에 메달 수여식까지 참석해 일본,대만 등 경쟁국들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필리핀전은 승리로 장식했지만 앞으로 남은 태국(4일) 중국(6일)전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태국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가 태국과의 연습 경기에서 고전한 적이 있고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몇년 전부터 조직력을 강화해왔다.

이번 대표팀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의 감동을 이어가지 못한 채 한국 야구를 아시아 변방으로 추락시켰다는 점에서 팬들의 원성이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