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스포츠단 소속의 단장과 여자탁구 감독이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집안 식구'끼리 입심 대결을 벌여 화제다.

탁구 명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유성(49) 대한항공 단장과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안재형(41) 대한항공 감독이 그 주인공들.
이 단장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시내 알아라비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단체전 결승 중국-한국 경기에서 MBC 해설을 하고 안 감독도 KBS 중계석에서 같은 경기 해설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둘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도 나란히 해설을 했지만 지난 4월 대한항공팀 지휘봉을 잡은 안 감독이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이 단장과 한 식구로 입담 대결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82년 대한항공팀을 맡아 실업팀 최강으로 만든 이 단장은 여자 대표팀 코치로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현정화-홍차옥)과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에 기여했고 사령탑으로 활약한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금메달(현정화)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이은실-석은미)을 이끈 명장 출신이다.

구수한 말솜씨와 풍부한 탁구 상식을 바탕으로 한 명쾌한 해설이 돋보인다.

또 1989년 중국의 여자탁구 선수 자오즈민과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핑퐁사랑 끝에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안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과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 대회 혼합복식 동메달을 땄던 스타 플레이어였다.

부산아시안게임 때 아내 자오즈민과 부부 동반 해설을 하기도 했던 안 감독은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과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가능하고 중국의 전략과 소식에 밝은 `중국통'이라는 게 최대 강점.
안 감독은 이런 장점을 살려 중국 선수들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와 선수 시절 경험을 접목해 차분한 해설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복안이다.

이유성 단장은 "해설 내용에 따라 시청률에 큰 차이가 나는 등 민감하지만 안 감독과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 좋은 해설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SBS 해설자로 데뷔하는 양영자 후배가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국제방송센터 안에서 3명이 함께 식사하러 다니는 등 해설자석을 벗어났을 때는 돈독한 선.후배로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도하=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