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기술의 발달로 이제 웬만한 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가족 중 한 명이 힘겹게 암 치료를 받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지금보다 더 빨리 암을 발견할 수 있으면 치료에 따르는 고통과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을텐데"란 바람을 가져봤을 것이다.

세계 최대 의료장비 제조기업 GE헬스케어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설정,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얼리 헬스(early health)'프로젝트는 바로 이 같은 인간의 소망에서 출발했다.

얼리 헬스란 질병이 생긴 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새로운 의료 모델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첨단 질병 진단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지난달 26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06 북미방사선학회(RSNA)'에서 GE헬스케어는 2004년부터 추진해온 얼리 헬스 프로젝트가 현실화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혁신적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질병의 조기 진단과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한 '분자영상학'(Molecular Imaging)은 GE헬스케어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분자영상학이란 인체 구성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분자의 변화를 추적해 궁극적으로 질병이 발생하는 근본 과정을 밝혀내고 이를 사전에 치유하는 것을 말한다.

GE헬스케어 분자영상학 리더인 장-뤽 벤더헤이든 박사는 "여러 학문의 통합적인 발전으로 가능하게 된 분자영상학은 조기 진단과 개인 맞춤 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분자영상은 암 치료법에 대한 반응을 평가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벤더헤이든 박사는 "분자 영상을 통해 의사들은 질병 발생 이전의 사전 감지는 물론이고 특정 치료법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독성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치료하는 맞춤치료가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금까지는 하나의 질병에는 하나의 치료법이나 치료약이 사용됐지만,앞으로는 동일한 질병이라도 환자의 체질에 따라 각기 다양한 치료법과 치료약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편 GE는 이번 대회에서 환자 편의와 검사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현재의 의료 서비스 질을 크게 개선하는 다양한 핵심 기술과 솔루션도 선보였다.

현재 100kg이 넘는 초음파 진단기를 5kg 내외로 줄인 노트북 형태의 초경량 초음파 진단기,X레이 노출량을 70%나 줄이면서 뛰어난 심혈관 영상을 제공하는 차세대 CT(VCT XT) 등이 그것이다.

조호건 GE헬스케어 사장은 "GE 헬스케어는 최고의 과학과 기술,그리고 비즈니스 전 영역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회사로 질병의 발견·진단·치료,그리고 정보 관리의 최첨단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