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최상위권 종목의 시장 영향력은 추세적으로 감소했지만 주식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최근 수년동안 한국 증시가 나타내고 있는 구조적인 변화 중의 하나가 시장을 이끄는 중심축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IT에 대한 의존도 약화, 금융이 중심이 된 내수주들의 영향력 강화 등이 이런 변화들을 상징한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일부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에 대한 의존도가 약해졌다는 점도 최근 수년간 한국증시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변화들 중 하나로 꼽았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점유율은 1999년 말에 61.3%로 정점을 기록(연말 점유율 기준)한 이후 추세적으로 줄어들어 2006년 12월4일 현재 39.7%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시가총액 최상위 30대 종목의 점유율 역시 1999년 말의 78.3%에서 2006년에는 62.8%수준으로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특정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시장은 특정 업황의 부침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2003년 이후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것이 일부 종목의 독주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가총액 최상위권 종목의 영향력 감소가 시장 하위권 종목의 상대적 영향력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하위 70%(중형주 절반 정도, 소형주 전체 포괄)의 시장 점유율은 4%대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

대신 최상위권의 줄어든 영향력은 바로 그 아랫단에 있는 옐로우칩 성격의 종목들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한국 증시를 이끄는 축이 다변화됐지만 그것은 중심에서의 확장이지 시장 주변부까지의 급격한 확산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식투자가 결국은 확률의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변주에서 대안을 찾는 것보다는 단기적으로 내수 관련 옐로우칩,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반전을 염두에 둔 수출 관련 대형주에 대한 역발상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