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신흥역은 10~20대들이 소비층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젊은 상권'이다.

유동인구 중 일부를 차지하는 주부도 20~30대로 젊은 편에 속한다.

바로 이 점에서 40~50대 중년 소비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성남 모란시장 상권과 차이가 있다.

신흥역 상권은 세 구역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신흥역과 수진역을 잇는 지하 공간에 형성된 중앙지하상가를 비롯 지상의 대로변 판매상가와 이면의 먹자골목 등 세 곳이다.

대로변 판매상가는 신흥역 상권의 '얼굴마담' 격이다.

리바이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일류 브랜드 의류점이 화려한 매장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곳이다.

2000년대 초반 권리금이 5억원을 호가,수도권에서 특A급 상권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2002년 이후 의류 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권리금이 2억~3억원으로 내려앉은 데다 상가 중앙을 관통하는 중앙극장 건물의 재건축이 예정돼 썰렁한 분위기다.

대로변에서 이면골목 쪽으로 약 100m 이어지는 건물 내 가게 100여개 중 1층 10여개만 문을 열고 나머지는 문을 닫아 대로변 상가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권의 허리가 잘리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중앙극장 건물 재건축으로 대로변 상가 권리금이 낮아지면 이곳에서 창업해 베이커리 카페나 남성 와이셔츠·타이 전문점을 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이 끝나면 상권이 다시 활성화되고 권리금이 뛸 것이기 때문에 2년 정도 고생한다고 마음먹고 이 상권에 들어가면 대박을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로변에서 이면골목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음식점,주점들과 마주친다.

이른바 '신흥동 먹자골목'이다.

20~30대의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 먹자골목은 밤 장사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술을 곁들일 수 있는 고깃집이 다수를 차지한다.

고깃집 있는 건물 지하에는 노래방이 문을 열고 있다.

허름한 단란주점도 간간이 눈에 띈다.

1층에는 음식점,지하에는 노래방,2층 이상엔 PC방이나 DVD방이 자리잡은 모양새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는 "허름한 개인 점포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먹자골목 전체가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면서 "고깃집이 너무 많아 설렁탕 해물탕 대구탕 등 탕 종류를 취급하는 외식체인점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낡은 가게들이 대부분이어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인테리어로 깔끔한 매장을 꾸미는 것 자체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며 객단가(1인당 지출액)는 1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중앙지하상가는 500여m에 걸쳐 700여개 점포가 세 줄로 빽빽이 들어차 있다.

인천 부평역과 안양일번가 지하상가에 버금갈 정도로 거대한 지하 쇼핑공간이다.

신흥역과 수진역 출구 쪽에는 이동통신 대리점이 밀집해 있다.

그 중간을 의류,화장품,속옷,신발,잡화 등 패션 업종 가게가 메우고 있다.

지하상가에는 인지도가 낮은 패션 브랜드들이 자리잡는 일반적인 관례와 달리 중앙지하상가에는 더페이스샵,미샤,스킨푸드 등 유명 브랜드들이 버젓이 문을 열고 있다.

특히 날씨가 추운 겨울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게 현지 상인들의 전언이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지하상가에 10대 유동인구가 엄청나지만 소비력이 약하며 실제 지갑을 여는 것은 30대 주부들이 많다"면서 "지하상가에서 새로 장사하려면 틈새업종으로 꼽을 수 있는 임산부복이나 빅 사이즈 의류,아동의류 등을 취급하는 게 유망하다"고 말했다.

1만~2만원에 부담없이 살 수 있는 주부 대상 캐주얼 의류점이 장사가 잘된다고 서 팀장은 덧붙였다.

저가상품으로는 10대 중고생들이 주 고객인 1000~3000원짜리 액세서리 업종이 먹힐 만한 곳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