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반도체장비 업체가 노트북 휴대폰에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한계로 불리던 1㎜ 두께를 뚫었다.

에스티아이(대표 노승민)는 중대형(600×720㎜) LCD패널을 한 단계 더 깎아주는 글래스슬리밍 장비를 개발,0.3㎜ 두께의 중대형 LCD패널 양산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기존 중대형 LCD패널의 경우 두께가 0.6㎜ 수준까지 얇아졌지만 두장을 겹쳐쓸 경우 화면 두께가 1㎜를 넘었다.

이번 에스티아이의 초박형 LCD패널 양산으로 노트북과 휴대폰 등 소형 전자제품들의 '슈퍼 슬림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티아이의 글래스슬리밍은 삼성코닝 등 국내외 LCD패널 제조업체들의 생산 기술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개발한 식각장비다.

LCD패널 제조업체들은 현재 0.6㎜ 수준까지 얇게 생산하고 있으나 그 이하로 얇게 만들기 위해선 식각 작업 등의 추가 공정을 해야 한다.

에스티아이의 장비는 1.2㎜ 두께인 유리 패널을 0.3㎜ 수준까지 얇게 깎아 준다.

두장을 겹쳐 쓸 경우 0.6㎜까지 화면 두께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 회사는 6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까지 충남 천안에 대규모 전용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는 중대형 패널 라인과 함께 5∼6세대용 패널(1100×1200㎜∼1200×1600㎜) 슬리밍을 위한 라인도 들어설 예정이다.

패널 두께를 0.4㎜까지 줄여주는 이 라인이 신축될 경우 에스티아이는 연 15만장의 패널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에스티아이가 개발한 장비는 패널을 불산용액에 담구고 빼면서 용액에 공기방울을 생성시켜 패널을 깎는 딥핑(dipping)방식을 채택한 게 특징이다.

완전 평판이 '0이라고 할 때 에스티아이의 평탄도는 0.498% 수준으로 기존 패널의 2%보다 훨씬 높다.

일본의 경우 1.1㎜ 두께의 패널을 0.5㎜까지 얇게 하는 장비를 과거 생산했지만 폴리싱(연마)공정을 채택해 에스티아이에 비해 공정 비용이 비싸고 단위 시간당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일본 제품에 비해 공정 비용이 40∼50%가량 절약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스티아이 차혁진 부사장은 "장비를 판매하기보다는 대기업으로부터 하나의 공정인 패널가공사업을 위탁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글래스슬리밍을 거친 패널은 휴대폰 등 소형 전자제품과 노트북 등에 당장 활용될 수 있으며 향후 계속된 기술 발전을 거쳐 TV 패널 등 다양한 제품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