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追越)해 세계 2위에 오를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6년 세계 각국 R&D비용 보고서'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중국이 저부가가치의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독자적(獨自的)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탈바꿈해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중국이 과학기술강국을 목표로 연 20% 이상 R&D투자를 늘리고 해외 유학중인 고급 두뇌를 대거 유치해 온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특히 근래들어 독자적인 신기술 개발을 겨냥해 국가차원에서 IT(정보기술)분야 등의 글로벌 기업 R&D센터 유치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인종을 비롯 국적,대가 등 세 가지를 불문하고 인재를 유치하는 내용을 담은 국제 과학기술협력 실시요강을 내놨는가 하면,세계 100위권 이내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고급 연구인력 1000명을 스카우트해 주요 대학 100여개 학과에 배치하는 '111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추진해 온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트는 노력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중국의 변신은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지면 우리 기업들의 현지 부품과 소재 사용이 늘어나고,중국산의 역수입도 확대됨으로써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 기조가 흔들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기술수준이 낮고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경공업 분야 등에서 이미 우리를 추월하고,이제는 반도체를 비롯 컴퓨터 부품,휴대폰 등 기술집약(技術集約) 부문에서까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중국의 기술추격에 대비한 전략과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하지않을 수 없다. 기초과학분야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늘리고 고급 두뇌를 양성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부품산업과 IT 등 첨단산업에서 표준화된 기술과 공정기술(工程技術)의 개발에 주력함으로써 중국기술과 차별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초과학기술과 한국의 공정기술을 연결하는 제휴 등을 통해 상호협력 체제도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