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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선지원ㆍ후추첨제 시행] 학교 선택권 늘어나지만 고교 서열화 뚜렷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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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이 7일 내놓은 3단계 고교 추첨배정 방안은 완전 경쟁선발체제로 전환할 수 없는 현재의 고교 강제배정 방식 틀 안에서 제한적이나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학교선택권을 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대책은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2004년 부임하면서 바로 연구 용역을 맡겨 2년 가까이 검토돼 온 것.1974년 서울과 부산을 시작으로 도입된 고교 추첨배정제도(일명 '고교 평준화제도')가 고등학교 교육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교육 수요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비난에 부딪히자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강남권과 비 강남권의 교육격차 해소와 기피학교 개선 방안 등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장기적으로 중학생들 사이에서 고교 선호도가 더욱 극명해지면서 혼란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강남 기득권 유지, 비 강남은 제한적 선택권

    이 방안을 만든 박부권 동국대 교육행정학과 교수팀은 지난 7월 현재 서울지역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11만3225명(특목고 및 실업고 지망생 제외한 전체 학생의 87.5%)을 대상으로 모의배정 실험을 실시한 결과 강남권 학생들은 서울시 전체가 단일학군으로 묶인다 하더라도 거의 대부분 1지망으로 인근 강남지역 고교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경우 98.4%,여학생은 97.6%가 소속 학군 내 고교 진학을 원했다.

    박 교수는 "강남지역 학생들이 비 강남 고교로 배정될 경우 극심한 반발이 야기될 수 있어 실제로 이들 대부분이 1,2,3단계를 거쳐 강남권 및 인근 고교로 진학하도록 충분히 고려했다"고 말했다.

    강남권 중학생들의 타 지역 이탈률을 최소화함으로써 이들의 '기득권'을 인정하겠다는 것.

    다만 박 교수는 "강남학군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정원이 모자라 인근 동작구 등지에서 끌어다 배정했다"며 "바로 이 점이 타 학군 출신이 강남 고교로 진학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6년 현재 강남학군은 조기유학과 특목고 진학 등으로 전체 고교 정원보다 남학생 1163명,여학생 874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 강남 중학교 출신이 어느 정도 강남권 고교로 진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미충원 인원인 2037명은 강남학군 총 정원 1만3964명의 약 14.6%지만 강남권 학생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무작위 추첨이 이뤄질 경우 실제 비 강남권은 10% 내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강남권 등 선호지역 쏠림현상은 없다(?)

    시교육청과 연구팀은 강남과 중부를 제외하면 우려했던 특정 지역 및 학교에 대한 쏠림현상은 없다고 단언한다.

    모의지원서 접수 및 배정실험 결과 타 학군 거주자로 강남소재 고교를 선택한 지원자가 남녀 각각 7.5%와 7.4%에 그쳐 예상만큼 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1지망 고교를 꼽더라도 전체 남녀학생의 78.9%와 69.2%가 소속 학군 내 고교를 선택해 통학거리를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에 대해 타당성이 약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7월 모의배정 실험에 참여한 구이중학교 박태균군(15)은 "다른 동네 고등학교는 잘 몰라 인근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대원고와 건대부고를 1,2지망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김안중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도 "현재 중3 학생들의 경우 타 학군 내 고교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그러나 수년간 이런 고교배정 방식이 진행되면 서울 전역 고교에 대한 비교·분석 정보가 활발히 유통되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습효과가 생기는 데다 사교육과의 연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지원할 가능성이 커져 점차적으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피학교 해소 및 고교 간 특성화 방안 시급

    이번 대책이 궁극적으로 학생과 학교의 선택권을 넓히는 긍정적인 방향이라는 의견과 함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필연적으로 기피학교군이 양산된다는 점.

    이번 시뮬레이션에서도 1,2차 단계(정원의 70%)를 거치면서 성북의 A남자고등학교는 충원율이 42%,남부의 B교는 45%에 그치는 등 지원자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교통이 매우 불편하거나 전통적으로 학교에 대한 평판이 좋지 못한 고교가 선정됐다.

    이 경우 이들 학교는 원거리 거주자들이 배정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이준순 장학관은 "1,2단계까지 70%의 정원을 채우지 못한 기피학교는 단기적으로 나머지 정원을 배정할 때,선택 지원한 지원자의 비율만큼만 배정함으로써 총 정원이나 학급 수를 감축할 수 있다"며 "대신 기피학교 감축분은 교육여건을 악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근 학교로 배정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부권 교수도 "기피학교는 장기적으로 지원자를 유인하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교 간 경쟁력 강화와 교육 수준 차별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지역 간,국공립 및 사립 학교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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