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7 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910원 초반대까지 크게 밀렸습니다.

수출업체들이 외화 투매까지 나서는 등 패닉현상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양재준 기자, 어제 개장 초반에는 920원선을 회복하던 원/달러 환율이 장 막판 급락세로 돌변했는데, 이에 대해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8원에 육박하는 등 심한 부침 현상을 보였습니다.

(S : 개장초 반발 매수세로 920원 회복)

개장 초 글로벌 달러 반등과 단기 낙폭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개장초 920원선을 잠시 회복했던 원/달러 환율이 오후장부터 매물 압박에 시달렸습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이 115엔선을 회복하면서 장중 한때 920.6원까지 오르며 7거래일만에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S : 수출업체 매물로 9년 2개월래 최저)

하지만, 오후장 들면서 수출업체들의 매물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어제보다 2.6원 내린 913.8원으로 마감돼 9년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S : 조선.자동차업체 무차별 투매)

조선과 자동차 업체 등 이른바 수출기업들이 장막판 1거래당 1억~5억 달러씩 무차별 매물을 쏟아내는 투매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상승폭을 반납했습니다.

(S : 옵션거래 해제로 손절매 가세)

이같은 현상은 수출기업들이 920원선 아래에서 체결해 놓은 옵션거래가 환율 하락으로 자동 해제되면서 대거 손절매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앵커>>

정부의 구두개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환율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S : 외화예금 지준율 7%로 전격 인상)

어제 콜금리를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가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5%에서 7%로 전격 인상하는 등 당국이 환율방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0년 4월이후 처음으로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인상해 시중에 나오는 외화자금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CG> 또,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원화 환율 급락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구두개입성 발언을 했습니다.

(S : 당국 구두 개입, 시장반응 '냉담')

원/달러 환율이 925원선이 무너진 후 외환당국이 연일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을 '양치기 소년'으로 생각하는 등 냉담한 반응입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콜금리 동결 결정과 더불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예상했지만, 구두 발언에 그치자 920원선부터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 장막판에 보여준 것처럼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까지 던지는 외화 투매현상은 정부의 실질 개입이 없는 한 진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정부의 실질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문제는 시장에서 환율 하락을 저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S : 원/달러 자체 모멘텀 부재)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이 실질 개입을 하지 않으면 외부변수가 아무리 바뀌어도 원/달러 환율이 자체적인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S : 환율방어시 물가불안 '가중')

문제는 환율방어를 위해 이른바 발권력을 동원할 경우 시중자금이 늘어나 연말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게 첫번째 요인입니다.

지난달 금통위는 주택담보대출 억제 등을 위한 시중자금의 흡수를 위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조치 등을 취했기 때문에 이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S : 한은 통화정책 실패로 귀결)

이 때문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환율에 끌려다 결국 통화정책의 오류와 실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업체들은 당국의 개입이 이뤄질 경우 매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넘쳐나는 매물을 쉽게 거둬 들일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S :실질 개입후 공급과잉 해소 역부족)

즉, 환율 하락을 진정시키는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지만, 실질 개입이후 공급과잉 요인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또, 글로벌 달러 약세가 대세인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다가 막대한 비용만 치른 전력이 있는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내년 미국 경제가 '슬로우 다운'이 될 것으로 예측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를 보이고 있기에 '천수답 장세'라는 말처럼 지켜보면서 반전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