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20원선마저 무너져 대부분의 수출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을 때 여행주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성수기인 연말과 연초를 앞두고 나타난 원화강세(환율하락)가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여행욕구를 더욱 자극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올해 여행주들은 1년 내내 지속된 환율 강세와 지난해까지 3개에 불과했던 상장기업이 7개로 늘어나면서 부각된 테마주 효과로 어느때보다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여행주들의 급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으나 긍정적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심원섭 동부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등의 패키지상품 가격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인데 반해 원화 강세에 따른 구매력 증대로 여행업종이 장기 성장세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심 연구원은 "40∼60대 고객중심의 패키지 시장 증가추세가 2010년까지 유지되면서 2006년부터 5년간 해외 출국자수는 연평균 7.9%,관광목적 출국자수는 9.5%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 해외 출국자수는 총 인구대비 27.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에는 고급상품과 패키지상품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롯데관광개발 등이 여행주 가운데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지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내 여행시장 성장성이 내년 이후에는 둔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안 연구원은 "소득,여행시장 환경 등을 고려할때 전체 인구중 해외 출국자 비중은 35%가 포화상태"라며 "내년말 25%를 넘어서면 2008년부터는 출국자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시각차는 개별 종목 전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심원섭 연구원은 "상장사 증가로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을 우려했으나 4분기에 오히려 선두업체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나투어 모두투어를 유망주로 꼽았다.

하나투어는 11월 승객수에서 최초로 8만명을 돌파하며 마케팅 비용 증가에 대한 시장우려를 불식시켰다.

류제현 미래에셋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올 실적이 하향될 여지는 있지만 현 추세라면 내년 실적은 견조할 것"이라며 목표가 8만원과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안지현 연구원은 아웃바운드 여행산업과 향후 실적전망에 대한 보수적 견해를 반영,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롯데관광개발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목표가도 하나투어가 6만5000원,모두투어 2만4100원,롯데관광개발 2만1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